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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비 지난 주말에 서울에 갔다. 아들놈 두놈이 열심히 젊음을 낭비하면서 서울에 살고 있다. 낭비에대한위로를 낭비할돈을 낭비할반찬거리들을 싸들고 있었고, 나도 낭비할주말이 있었다. 서울에 도착하자 마자 길거리에 달려 나가, 밤 늦도록, 아직 못다 태운, 얼마 남지도 않은 젊은 혈기를 알콜로 태웠다. 다음 날 아침에, 쓰린 속을 달래러 해장국집에 갔다. 나오는데, 아들놈 같은 젊은 녀석이 해장국 먹다 말고 식당 바닥에 깊이 자빠져 있었다. 전날 얼마나 퍼 마셨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 해가 중천에 뜰때 자리를 털고 일어났겠지! 고단한 그의 젊은 혈기에 마음 한쪽에 애잔한 슬픔이 일었다. 아마도 지나간 내 젊은 날의 한장면이어서 마음이 움직였을 것이다. 안봐도 비됴 아닌가? 죄가 깊어야 신앙이 깊듯이, 부디 많이 방.. 더보기
청소년기 이래로 일상에서 술이 끊이지 않았다. 덕분에 술에 관한 책이나 글들을 적지 않게 읽었다. 상당한 수준인 알콜 중독를 해결하려는 본능적 요량이었다. 글로 표현된 술에 관한 제일 많은 입장은 술을 죄로 보는 관점이다. 술을 죄의 근원으로보는 관점에서, 알콜중독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전세계적인 모임이 있다. alcoholics anonymous(익명의 알코올 중독자들)라고 불린다. 약자로 AA모임이라고 한다. 한국에도 왠만한 중소도시까지 이 모임이 조직되어 있다. AA류의 관점은 술을 죄악과 관련시킨다. 이런 관점 뒤에는 기독교적 세계관이 자리잡고 있다. 술에 관한 의존은 과거에 저지른 죄의식을 숨기려는 행위라고 본다. 결과적으로 기독교적 참회과정을 통해서 술에 대한 의존을 극복할 수 있다.. 더보기
한달동안 주말에만 술 먹는 일을 해 보았다. 술 먹기 시작한 이래로 처음 해보는 일이었다. 주중에 술 안먹는 생활을 해보니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선명하게 보였다. 술꾼이 내 신체에 그려진 문신이었다. 내 신체에 새겨진 현실권력의 문양은 술이다. 예전에는 술꾼이면서 술꾼이라는 명확한 자의식이 없었다. 막연하게 내가 술에 지배당하고 있다고만 생각했었다 술과 일정하게 거리를 두니 술이 진정한 내 삶의 주인이었다는게 확연하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정색하고 술을 지배할 자신은 없다. 할 수 없다. 지금은 술을 모시면서 사는 수 밖에 없다. 술자리에서 흔히하는 말로 '주님'을 모실 수 밖에 없다. 대신 가능한한 집에서 조용하고 경건하게 모셔야겠다. 그게 술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cf) 술이라도 먹고 미쳐야지 별.. 더보기
주당선언문 이제는 술을 극복하지 않기로 했다. 술이 나의 진정한 주인이다 술에 항복한다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일은 술먹고 놀기다. 얼마전까지는 술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 준다는 술에 대한 부정적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항상 술에 취해서 살았다. 술을 끊기 위해서 알코올 중독에 관련된 이런 저런 책들을 사서 읽기도 했더랬다. 결론은 내가 술을 먹지 않았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이런저런 일들을 생각해 보니, 꼭 술이 내 인생을 나쁜 쪽으로 이끌어 온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내가 술을 먹지 않았더라면 내 성격상 아마도 깐깐한 꼰대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남에 대한 이해도 협소하고, 물론 세상에 대한 생각도 엄숙해서 딱딱하게 모가난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물론 술로 인해서 남에게 폐를 끼친 경우도 많..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