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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먹고놀기

낭비

지난 주말에 서울에 갔다.

아들놈 두놈이 열심히 젊음을 낭비하면서 서울에 살고 있다.

낭비에대한위로를 낭비할돈을 낭비할반찬거리들을 싸들고 있었고, 나도 낭비할주말이 있었다.

서울에 도착하자 마자 길거리에 달려 나가, 밤 늦도록, 아직 못다 태운, 얼마 남지도 않은 젊은 혈기를 알콜로 태웠다.

다음 날 아침에, 쓰린 속을 달래러 해장국집에 갔다.

나오는데, 아들놈 같은 젊은 녀석이 해장국 먹다 말고 식당 바닥에 깊이 자빠져 있었다.

전날 얼마나 퍼 마셨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

해가 중천에 뜰때 자리를 털고 일어났겠지!

고단한 그의 젊은 혈기에 마음 한쪽에 애잔한 슬픔이 일었다.

아마도 지나간 내 젊은 날의 한장면이어서 마음이 움직였을 것이다.

안봐도 비됴 아닌가?

죄가 깊어야 신앙이 깊듯이, 부디 많이 방황하고, 깊이 인생을 낭비해라, 그래야 더욱 성숙해지리라.라고 핸폰카메라를 누르면서 혼자 주절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