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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의 눈물: beyond a macho 농촌으로 생활공간을 옮긴지 2년째다. 아직도 도시의 생활감각이 내 신체에 많이 새겨져 있다. 그래서 해만지면 마초들과 어울려 몰려 다니며 밤새워 술마시던 감각이 나를 간지럽힌다. 남자들은 그런 생활속에서 동료적 연대감도 확인하고, 자기가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도 받는다. 이렇게 몰려 다니면서 함께 저지르는 매매춘, 도박 등과 유사한 마초적 행위들은 남자들 끼리의 연대감을 강화하는 중요한 기제다. 그런 행위속에는 규범적 금지구역을 넘어서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일종의 공범자의식을 형성해서 남자들의 동지적 연대감을 강화시킨다. 남자들 끼리의 연대감이 주는 느낌이 얼나나 강한지는 노라 빈센트라는 저널리스트가, 그녀의 책 '548일 남장체험'을 출간하고 나서, 여자로서 정체성을 확립할 수 없어서 정신질환 치료를 받.. 더보기
아이비리그 보다 똑똑한 작은대학 아이비리그보다 똑똑한 ‘작은 대학’ » 미국 햄프셔 칼리지 학생들. 이 학교는 자유교양 또는 인문교양대로 번역할 수 있는 4년제 정규대학 ‘리버럴 아츠 칼리지’의 하나로, 〈인생을 바꾸는 대학들〉이라는 책에 나오는 40개 학교에 들어간다. 매우 미국적인 학제인 자유교양대는 세부전공보다 전반적인 교양과 지식을 쌓고 학생 개개인의 인성을 계발하며 사회정의 의식을 폭넓게 기르는 게 좋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큰대학들과는 지향이 다른 이들 대학에 미래가 있다. 안과 밖 / 미국의 자유교양대학들 지난해 가을 나는 이곳에서 엑발 아흐마드 교수의 추모행사에 참석했다. 그 전에는 몰랐던 사람이지만 노엄 촘스키 교수가 강연을 한다고 하니 안 가볼 수 없었다. 큰 강당을 가득 메운 청중들 맨 앞자리에 앉아 있던 나는 촘스.. 더보기
학교를 어떻게 뜯어 고칠 것인가? [곽병찬칼럼] 선무당의 칼춤 곽병찬칼럼 곽병찬 기자 » 곽병찬 논설위원 학력 문제로 가장 고민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의 학업성취도 조사(PISA·피사)에선 거의 매번 중하위권을 맴돈다. 2003년 미국의 자체 평가(국가표준시험)에서도 8학년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률이 3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은 11.5%) 고교생 졸업률은 70%(공립고교의 경우 50%)에 불과하다. 그 때문에 부시 행정부는 학력신장법까지 제정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국 정부나 언론은 새로운 모델을 찾느라 분주했다. 대학 종합평가로 명성을 쌓은 미국의 시사주간지 는 지난 3월 미국이 교육 부문에서 가장 본받아야 할 나라로 핀란드를 꼽았다. 새로운 건 아니었다. 다른 유력지들도 핀란드 교육 방식을 본받.. 더보기
선녀와 나무꾼 나무꾼과 선녀라는 이야기가 있다.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 간략하게 말하면 이렇다. '옛날 깊은 산골에 나무꾼이 살고 있었다. 이 나무꾼은 잘생기고, 힘도세고, 똑똑하고, 무엇보다 엄청 부자다. 그래서 이 나무꾼이 사는 산골의 폭포에 목욕을하러 오는 모든 선녀들이 이 나무꾼을 흠모하였다. 어느날 선녀들이 평소와 같이 폭포에 목욕을하러 하늘에서 내려왔다. 그중 어느 띨빵한 선녀가 목욕하고 나서 동료들과 술한잔하고, 담배피다가 실수로 날개옷을 홀랑태워 먹었다. 그래서 하늘에 못 올라 가는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곤궁한 상황에 처하게 된 선녀는 이판사판이다고 생각하고 나무꾼이 사는 집에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그게 인연이 되어서 이 띨빵한 선녀와 나무꾼은 살림을 차렸다. 이게 부러웠던 다른 선녀들도 모두 .. 더보기
실패의 미학 하루종일 빈둥 거리며 책을 읽었다. 창 밖이 어둑해지고 있었다. 촌 구석에 사니 도시의 번잡함이 없어서 좋다고 생각하는 찰나. 닐리리 닐리리 닐리리-------(내 핸드폰 소리). '야 뭐하냐? 놀고 있다. 술먹으러 와라. 모텔잡아주면 가께. 알았다. 쪼잔하게 잠자리 걱정하냐! 그럼 기다려라. 내가 총알 같이 가께.' 사실 가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공짜술과, 깡통처럼 시크럽고 떠들썩한 술자리의 유혹에 금방 굴복했다. 이놈 진짜 깡통이다. 그래서 자동차 몰고 1시간이나 걸려 달려왔다. 서둘러 전화를 건다. '고객의 전원이 꺼져 있어 지금은 연결할 수 없습니다. 음성사서함으로 연결하겠습니다' 허걱, 그새 술에 뻗어버린 모양이다. 허탈하다. 황당하다. 이런 좀 구식 유머가 있다. '트럭뒤에서 오줌 누고있는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