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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제주도 자전거여행 완도항에서 제주항으로 가는 10/02일(수요일) 오후 4시 배. 여행을 떠나기 직전이 가장 설레는 시간이다. 물론 여정이 시작되면 개고생도 함께 출발한다. 배 꽁무니에서 찍혀 나오는 배의 발자국. 마치 눈길을 지우고 가는 것 같은, 육지의 과거를 지우고, 알 수 없는 새로운 세계 미래로 떠나는 느낌을 준다. 포말처럼 금방 사라지는 과거, 그리고 넓게 펼쳐진 망망대해의 미래 라는 환영. 환영이라 환상이겠지. 실제로는 과거는 포말이 아니라 단단한 근육이다. 신체의 어딘가에 견고하게 남아있는, 그래서 몸은 그 사람의 역사다. 제주항에 이미 사위가 깜깜해진 한밤에 도착해서, 쎄빠지게 달려서 한림까지 왔다. 한림항에 도착하니 칠흑 같은 오밤중이었다. 그 시간에 한림항 부두에서 그물에 걸린 조기를 털어내는 작업에 .. 더보기
제주도 자전거 여행 몇년전 중학교와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을 데리고 자전거로 제주도 일주를 했었다. 아이들에게 워낙 무심하게 대했던 시간을 어떻게 땜빵해보자고 저지른 일이었다. 제주도에 도착해서 자전거를 타 보니 둘째놈이 제대로 자전거를 굴리지 못했다. 아버지라는 사람이 모처럼 만에 여행을 제안하니, 나를 배려한다고 그걸 흔쾌히 받아들인 결과다. 초등 저학년 시절 자전거 타기를 가르쳤었는데 그후로 몇년간 전혀 자전거와 접해보지 못했던 거다. 비척 비척 달리는 초등학교 놈을 데리고 제주도 일주를 하자니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다행이 큰놈이 실팍하게 힘이 붙어서 나보다 자전거를 힘있게 굴렸다. 그래서 작은놈에게 바짝 붙어서 첫날 겨우 10여 킬로를 달리고, 이걸 포기해야하나 밀어 부쳐야 하나 고민했었다. 다음날 다시 보니 작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