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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J, 그리고 모두에게 뜬금없는 선언인데! 나이가 먹으니 친구가 괴롭네. 세속적으로는 나이를 먹을수록 친구가 정밀해진다는게 상식이겠지. 원래 성정이 괴팍해서 그런지 친구가 괴롭네. 성정이 괴팍하다는 것은 살아온 삶의 습관이 그렇다는 거겠지. 어떤 인간의 정체성이란 그가 살아온 습관의 흔적이겠지. 내가 살아온 습관중의 어느 부분인가 범상하지 않다면. 친구로서 살아온 자네도 그렇겠지. 친구란 동일성으로 묵인 친밀성이니. 그걸 누구보다도 잘 이해해줄 거라 생각하네. 뜨거운 여름을 식혀주는 서늘한 그늘이고. 서늘한 가을을 쬐어주는 따뜻한 햇살이고. 추운 겨울을 덮여주는 포근한 훈풍이고. 바람 많은 봄날을 막아주는 투명한 유리창이었던 모든걸 고맙게 생각하네. 아무리 힘을 다해서 짜도. 세속은 역설의 구멍이 숭숭한 헐거운 채인것 같네. .. 더보기
굳바이 김훈 길과 도로 : 차이의 흐름과 차이의 섬멸 '길은 강산의 가장 여린 부분을 따라 만들어진다' 김훈의 책 어딘가에서 읽었던 말이다. 사진에서 처럼 길은 산과 강이 만나는 사이를 따라서 흘러간다. 길은 높아서 험악한 산들과, 깊이 파여서 위협적인 강들의 사이에 있으니, 강산의 가장 여린 부분이다. 길은 가장 여린 자연을 따라서 세상을 연결하는 부드러운 곡선이다. 길이 부드럽고 여린 곡선인 것은, 그것이 이쪽과 저쪽의 차이들을 따라 흐르기 때문이다. 흐름이 이리저리 우뚝 솟은, 때로는 깊이 파인 차이들을 연결하자면, 부드럽게 휘어질 수 밖에 없다. 수많은 차이들을 긍정하면서 그것들을 연결하는 길은 차이들을 굴복시키지 않는다. 그냥 차이들과 한몸이 되고, 차이들을 품고, 차이들을 연결해 한 몸이 된다. 길은 자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