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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 -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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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민주주의는 전세계에 걸친 갈등과 전쟁상태로 인해 심각한 위협에 놓여있다.
전통적으로 민주주의는 위기의 시기에 유예된다.
끝없이 계속되는 전지구적 전쟁상태는 민주주의에 대한 가장 심각한 위협이다.

전지구적 전쟁상태로서 지구질서는 새로운 국면이다.
과거의 전쟁은 주권국가들간의 전쟁이었다.
오늘날의 전쟁은 주권국가들간의 전쟁이라는 인식으로는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새로운 형태의 전지구적 주권체가 작동하고 있다.
그걸 한단어로 명명하자면 제국(Empire)이다.
이 새로운 주권체는 네트워크적 주권체다.
일국적 주권체가 아니고 전세계에 네트워크 형태로 존재한다.

미국을 Empire라고 부를때 따라서 미국은 북아메리카의 지역적 특정 부분을 지칭하지 않는다.
한국의 서울도 제국의 한부분이다.
글로벌 기업 도요타도 제국의 한부분이다.
금융시스템을 조율하는 IMF도 제국의 한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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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제국 개념은 일국적 주권국가가 영토를 확장하면서 전쟁을 일으키는 제국주의와는 확연히 다르다.
제국주의 개념으로는 포스트모던한 오늘날의 세계질서를 설명할 수 없다.
제국주의에서는 강력한 주권국가들이 서로 갈등하면서 전쟁으로 치닫는다.
그게 세계 1.2차 대전이다.

포스트모던한 오늘날의 제국체제에서는 강력한 주권국가들이 서로 협력하면서 전세계적 지배질서를 구축한다.
제국주의시대 처럼 서로 갈등한다 할지라도 그것은 부분적 현상이다.
이런 제국체제에서 전쟁은 항구적이고, 현실질서를 생산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전쟁의 일상화가 제구적 특성이다.

모던의 시기인 근대는 전쟁을 주권체제의 예외적 현상으로 관리함으로서 출현한다.
전쟁이 없는 평화상태가 정상이고, 전쟁은 예외적 현상이었다.
주권권력이 주권체 내부의 갈등을 관리함으로서 평화를 보장하는 체제였다.
전쟁은 주권체 내부의 평화를 깨뜨리는 외부적 공격의 경우에만 가능했다.
근대의 전쟁은 어떤 경우든 방어라는 명분에 기초해야했다.

포스트모던 시기의 전쟁은 전지구적 네트워크체제를 구축하면서 발생한다.
따라서 전쟁이 사후적으로 구성되는것이 아니라 체제의 구축을 위한 사전적 조건으로서 출현한다.
체제구축을 위한 선제적 공격개념이 출현하기 시작한다.
전쟁이 예외상태가 아니라 일상상태로서 기능하기 시작한다.

포스트모던 시기의 제국적 주권체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국을 구성하는 사회적 주체에 대한 새로운 개념정립이 필요하다.
근대를 구성하는 사회적 주체는 민중(People), 노동계급(Working Class) 또는 대중(Massea)이었다.
민중은 국민국가를 구성하는 핵심정치세력이다.
봉건적 지배체제에 맞서서 근대적인 국가를 구성할 때 민중은 봉건적 사회체제에 맞서는 정치세력이다.
민중은 국민국가의 구성원이라는 측면에서 하나의 단일한 정치세력이다.

노동계급은 또다른 형태의 근대화 프로젝트인 사회주의 국민국가를 형성하는 사회적 주체다.
구 사회주의권에서 사회주의 혁명이란 엘리트 노동계급 전위적 지도성을 상정한다.
새롭게 출현한 자본주의 생산시스템에서  노동계급은 다른 여타의 생산영역을 압도하는 계몽적 지위를 가진다.
산업노동계급의 생산양식은 여타의 생산체제에 대해서 우위를 가지는 생산의 선구적 형태였다
이런 전위적 지도성, 전문직업혁명가라는 기획은 근대적 계몽기획의 또 다른 형태이다.
노동계급이라는 개념에서 비숙련노동, 농업노동, 가사노동 등은 부차적인 노동으로 소멸한다.
모든 인구는 전문 숙련노동자들의 지도에 기초한 노동계급의 정치적 판단에 복속되어야 한다.

대중은 근대 후기 대량산업사회체제에서 발생한 개념이다.
대량생산체제가 만들어낸 물질적 풍요를 통해서 모두가 행복한 소비자로 호출될 때 대중이라는 개념이 출현했다.
대중은 소비자로 인구를 표현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대중은 자본주의 사회의 수동적 조작이나 반응의 대상으로서 개념이다.

포스트모던한 오는날의 사회적 주체는 민중, 노동계급, 대중이라는 개념으로는 적절하게 포획되지 않는다.
포스트모던 시기의 주요한 삶의 형태 또는 노동형태는 근대시기와는 확연히 차이를 가지고 있다.
산업노동이 근간이었던 근대에 비해서 오늘날의 노동은 정서노동과 지식노동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정서노동은 여성적 노동, 삶의 생산과 관리에 관계하는 노동이다.
지식노동은 수 많은 타인들과의 네트워크적 연결에 기초한 노동이다.
이런 노동형태에서 삶의 양식은 수 많은 개별적 특성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차이와 다양성이 그대로 존재하면서 네트워크라는 공통성으로 묶여 상호의존 형태로 존재한다.

cf) '다중'과 '제국'을 작심하고 원서로 읽었다.
다 읽고난 느킴을 어떻게든 정리해둘 필요성을 느켰다.
다중의 서문을 요약하는것으로 그걸 가름한다.
처음에는 이 책들의 뿌리를 뽑아버리겠다고 달려들었다.
뿌리까지는 아니어도 대충 굵은 가지 몇개는 자른것 같다. 
계속 다중에 묶여 있는게 너무 질리다.
정치철학의 무미건조함에서 탈피하고 싶다.
한동안은 다중의 사고방식을 모른채하고 지내고 싶다.
나중에 이 책이 무언가 말을 걸어올 때가 있을거다.
그때까지 잊고 지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