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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마리아인들 1

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경제학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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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경제학파노라마
를 뛰엄뛰엄 읽었다.

전에 앞 부분을 얼마간 읽다가 내팽겨두었었다.
그걸 다시 읽고 싶은 생각이 든건 별로 할일이 없어서다.
그냥 이거 한번 다시 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감은?
굉장히 재미있다.
경제학 책이 이렇게 쉽게 읽히긴 처음이다.
복잡한 수학공식도 안나오고, 도표도 하나도 안 나온다.

예전에 어디선가 장하준이 박정희체제를 인정한다는 글을 읽고 상당히 보수적인 이념을 가지고 있을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선입견이 깨졌다.

박정희체제에 대한 호의적 평가를 한다고해서,
온갖 매체에서 장하준을 세계적석학이라고 하도 떠들어대서 ,
더구나 캠브리지대교수라는 직함이 꼭 신자유주의 본고장 영국의 휘장 같아서
돈 많은 집 도련님 출신이겠지,
강남 헬리콤터 엄마가 만들어 낸 새로운 신제품이 아닐까라는 의심을 품고 있었다.


프롤로그 : 나라가 부자가 되려면

절대로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을 쓰면 안된다.
IMF. WTO 등과 같은 전세계적 금융체제가 제안하는 안을 따르면 쫄딱망한다.
이들은 사악한 사마리아인들 이다.
지금의 모든 선진국은 자유주의적인 정책이 아니라, 철저히 보호주의적인 폐쇄적 산업화 정책을 폈다.
그래 놓고 후진국들에게 자유주의적 경제정책을 쓰지 않으면 망한다고 협박하면서 신자유주의적 각종정책을 강제하는건, 먼저 지붕위에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놓고, 그 사다리를 후진국들이 이용하지 못하게 치워버리는 행위와 같은 나쁜 짓이다.

1장 :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

렉서스는 도요타 자동차가 만드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브랜드다.
올리브 나무는 중동의 후진국들의 주요 농산물이다.
프리드먼이라는 저널리스트가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라는 제목의 책을 썼단다.

이 책에서 그는 세계의 뛰어난 나라들은 렉서스를 만들고, 모지리들은 올리브나무를 누가 차지할 것인
가를 놓고 전쟁을 한다고 묘사한단다.

프리드먼 시점
렉서스를 만드는 뛰어난 나라가 될려면 신자유주의 정책을 잘 따르면 된다. 국영기업의 민영화, 안정된 물가수준, 정부조직 규모의 감축, 재정 균형의 달성, 무역의자유화, 부정부패의 감소, 연금의 민영화 등을 달성해야 한다.
새로운 세계화 경제에서 성공을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오직 이것 뿐이다.

장하준의 시점
일본이 프리드먼의 말대로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따랐더라면 렉서스는 탄생하지 못했다.
거꾸로 누가 뽕나무를 차지할 것인가를 놓고 싸우는 후진국으로 남아있을거다.
산업화가 진전되기 전까지 일본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상품은 누에에서 추출한 실크였다.
일본은 실크산업국가에서 탈피하기 위해서, 선진화된 산업국가가 되기 위해서 강력한 폐쇄적 보호무역을 선택했다.

원래 방적기계를 만드는 회사였던 도요타가 처음으로 만든 자동차가 도요펫이다.
1958년의 일인데 도요타가 자동차생산에 뛰어든지 25년만에 만들어낸 자동차다.
이 자동차는 시장에서 철저하게 실패했다.
도요타는 위기에 빠졌다.
이걸 일본정부가 나서서 금융지원을 통해서 살려냈다.
도요타는 그후에도 계속 실패했다.
일본정부는 높은 관세장벽으로 미국차의 수입을 지속적으로 막았다.
그러면서 조금씩 도요타는 기술을 축적했고, 생산성 향상을 달성했다.
렉서스는 그렇게 탄생했다.

모든 일본의 산업들이 도요타모델의 산물이다.

2장 : 다니엘디포의 이중생활

다니엘디포는 로빈슨 쿠르스의 저자다.
사업가로 살다가, 세무서에서 근무하다가, 정치 팸플릿 사업가로 살다가, 정부에 고용된 스파이 생활을 하다가, 보수당 정치인을 위해 일하다가, 그 정적을 위해서 일하기도 한 점점 꼬이는 복잡한 인생을 살았다.
이런 이중적, 내가 보기에는 다중적인 생활을 한 그가 결정적으로 이중적인건 그의 저술의 대표작인 로빈슨쿠루스가 신자유주의적 이미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읽히는데, 정작 다니엘 디포가 쓴 경제학 서적 '영국의 상업발전 계획'은 철저하게 중상주의적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한단다.
본인은 이중적이지 않은데 세상이 그를 이중적존재로 만든거다.

장하준이 여기서 다니엘 디포에 대한 세상의 이중적독해를 언급하는 진짜 이유는 다른데 있다.
선진국들의 행태가 이중적이라는 거다.
영국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기반을 둔 산업화 과정을 장하준은 자세히 설명하면서, 이들이 얼마나 이중적인지를 까발린다.

6장 : 1997년에 만난 윈도98 : 아이디어의 차용은 잘못인가?

97년에 홍콩에 갔다.
윈도 98이 홍콩 뒷골목 시장에 쫙 깔렸다.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정품이 98년도에 시장에 나오기도 전에, 복제품이 먼저 시장에 나왔다.
이런 불법행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건 지적재산권보호 문제와 관련된 부분이다.

장하준은 열심히 불법행위를 해야한다고 말한다.
그게 모두를 위해서 선이란다.
단, 그런 불법행위는 약자들이 할때에만 그렇단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모든 아이디어는 공기와 같은 거란다.
누가 뛰어난 생각을 가지고 어떤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할지라도, 그건 전인류의 직전까지의 지식에 기반해서만 탄생할 수 있단다.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진 그런 지식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단다.

에필로그 : 세상은 나아질 수 있을까?

지금과 같은 신자유주의적 조류가 제어 되지 않는다면 세상은 틀림없이 망한다.
그건 중국의 붕괴로부터 시작해서 전세계적 대공황으로 표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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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과 같은 신자유주의적 조류는 인류의 역사에서 오히려 예외적 흐름이다.
경제에서 새로운 흐름이 생길 개연성이 있다.

장하준은 그런 새로운 흐름을 놓기 위해 이 책을 쓴거다.

cf) 장하준의 경력
<1963년 서울생. 1986년 서울대경제학과졸업. 1987~91년 영국케임브리지대경제학박사(제도경제학전공). 1990년~ 케임브리지대경제학교수. 2003~04년 고려대교환교수. 2004년 (사다리걷어차기)로‘뮈르달상’ 한국인첫수상. 2005년‘레온티에프상’ 역대최연소수상.  ▦저서 <사다리 걷어차기> <쾌도난마 한국경제> <개혁의 덫> <국가의 역할> <악한 사마리아인> 등>

여기서 언급하지 않은 진짜 멋진 풍경들이 책속에 많이 들어있다. 이제 그를 다시 보기로 했다. ㅎㅎㅎ. 귀가 엷은 내가 보인다.
책 한권에 뻑이 가다니! 누군가가 군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거나 말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