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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와 교회 : 누가 먼저 버렸나?

어느 쪽이 맞을까? 고흐가 교회를 버렸을까? 아니면 교회가 고흐을 버렸을까?
나는 어느쪽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교회는 고흐의 시대를 앞서가는 감수성을 따라잡지 못했다. 
모든 위대한 삶들이 그렇듯이, 개인 고흐는 집단 교회 보다 더욱 예민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었다.
집단의 감수성보다 앞서가는 예민한 개인들은 모두 시대로 부터 참수를 당한다.
고흐는 그걸 피할수 없었고, 그러고 싶지 않았을거다.
그게 고흐가 짊어져야할 삶이었다.
고흐는 그 무게를 온 몸으로 지탱했다.
동생 테오에게 꼬질꼬질하게 얹혀 살아야하는 누추함을 그는 끝까지 버팅겨 안았다.
고갱을 꼬드겨 세속적 성공이라는 열망을 추구했지만 그는 결국 자기의 그런 운명을 피할 수 없었다.
권총으로 자신을 쏘고 죽어가면서, 그는 동생 태오에게 말한다.
'태오야 이렇게 죽고 싶었다'
그래서 슬프다.
왜 신은 고통을 통해서만 시대를 내파하는 삶을 주는지!
고흐의 삶은 숭고미의 전형이다.

가벼움으로 세상을 날아 다니고 싶은 내게 고흐의 그런 삶은 너무 무겁다.
그가 짊어지고 버텼던 삶의 무게에 경의를 표한다.
어쩌면 세상의 모든 고흐들이 세상의 진짜 주인이리라.

1. 목사가 되고 싶었던 고흐
고흐는 목사가 되고 싶었다.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목사였다.
젊은 고흐는 목사가 되기를 갈망했다.
우여곡절 끝에 그가 처음으로 목사로서 직무를 수행한 곳은 가난한 탄광촌이었다.
그는 궁핍한 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고상한 설교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필요한 것은 당장의 배고픔을 해결할 빵 한조각이었다.
그들에게 더욱 필요한 것은 고통스런 현실에 대한 공감과 그것을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
고흐는 그들과 함께 일하고, 그들과 함께 공감하고, 그들과 함께 빵을 나누었다.
이런 고흐를 당시의 교회는 내쳤다.
이유는 그가 성직자로서 품위를 잃었다는 거다.
이 사건으로 고흐와 개신교 목사였던 아버지와의 화해의 길은 영원히 끝장났다.
그의 아버지는 이 때 부터 고흐를 정신병자로 취급했다.
그리고 결과는 그가 정신병자로 삶을 마치는거였다.

2. Borinage 지역의 탄광촌 그림


Drawing, Pen, pencil, brush (ordinary wove paper, pasted) / Brussels: April, 1881
Miners' Women Carrying Sacks (The Bearers of the Burden) : 부대자루를 나르는 탄광여인들.

탄광촌에서 힘들게 일하는 여인들의 그림이다.
평생을 그랬지만, 당시의 고흐는 물감 살 돈이 없었다.
그가 선택한 것은 종이와 연필이었다.
깡마른 몸집과 90도로 휜 등에서 노동의 고통이 생생히 살아있다.

Drawing, Pencil on Paper / Cuesmes: September, 1880
아직 해가 뜨기도 전인 이른 새벽인데도 삽과 곡괭이를 든 남녀 광부들이 일터로 나가고 있다. 어른만이 아니다. 아직 어린 나이의 광부들도 보인다. 초겨울 살을 뚫고 들어오는 추위에 잔뜩 몸을 움츠리고 석탄을 캐기 위해 탄광으로 향하는 그들의 얼굴에는 표정이 없다.(박우찬. 반고흐 밤을 탐하다.p.126)

3. 세속적 종교와의 결별


The Old Church Tower at Nuenen, painted in May 1884.

부조리한 사회적 문제에 무관심하고 침묵하는 교회---. 고흐는 이미 부리나주탄광촌과 헤이그에서 기성 종교의 위선과 무능력함을 똑똑히 목격했다. 그는 교회가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무관심한지를 뼈저리게 느켰다. 교회의 관심은 오로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고 교회 제도를 유지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한 고흐는 교회에게서 완전히 등을 돌렸고 주일에 교회 나가는 것까지 거부하여 목사인 아버지와 자주 다투곤 했다..(박우찬. 반고흐 밤을 탐하다.p.153)

Sadly, van Gogh saw the Organized Church progressively falling apart as time went on, his depressing portrayal of the Old Church Tower becoming even more dilapidated in The Old Church Tower at Nuenen, painted in May 1884. --- This echoes his letter to Theo of late December 1883, when he wrote of his final disillusionment with organized religion:

"I thought of a passage, I don’t know from what book: 'Two eyes were awake, brightened by genuine tears.' I thought I am disillusioned. I thought, I have believed in many things which I now know are really sorry fallacies – I thought, Those eyes of mine, here on this gloomy evening, wide awake in this deserted region – if they have been full of tears at times, why shouldn’t these have been wrung from me by a sorrow that disenchants – yes – and disturbs illusions – but at the same time, makes one wide awake." (L344.2)

If the figure in The Old Church Tower at Nuenen can be taken to represent van Gogh, her turned back and downcast eyes can be taken to embody the artist’s sentiment in this letter perfectly. Giving up on the illusion of the now crumbling Church, turning away from the gloom and gray of its grounds, the artist truly begins to search elsewhere for God. --- .

분명히, 뉴에넨의 낡은 교회탑은 고흐의 종교와의 투쟁의 한 분기점을 표현한다. 그가 열망했던 신으로 부터의 구원을 그는 더 이상 현실의 종교에서 기대할 수 없었다. 우울하고 허물어져 가는 교회는 고흐의 세속종교에 대한 그런 감성을 잘 나타낸다.
http://blogs.princeton.edu/writingart22/archives/2004/12/the_old_church.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