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 나르시즘
자전거 여행을 끝내고, 제일 고생한 검게 그을린 내 신체-'발'을 포스팅하고 싶었다. 게을러서 차일 피일 미루다가, 햇빛에 그을린 피부가 점점 희미해져 더 이상 미룰 수가 없게 되었다. 이런 욕망은, 아직 죽지 않았다고, 생생하게 살아있다고, 수컷의 냄새를 폴폴 풍기고 싶은 마초적 나르시즘의 소산일 것이다. 찬찬히 살펴보면, 이건 블로그가 타자와의 소통 매체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탐닉의 매체라는 증거에 다름 아니다. 근대가 발명한 정보기술적 소통매체가 실제로는 자기애로 함몰하는 나르시즘의 거울로 작동한다,는 주장은 썸뜩한 면이 있는 진실이다. 여럿이 모여, 대화를 따 돌리고, 자기만의 핸드폰에 빠져있는 풍경을 떠올려 보라. 현대사회가 나르시즘의 거울 사회라는 주장에 무어라고 변명할 수 있을까?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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