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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주의 "한국의 보수주의는 이념이 아니라 처세술이다." 어디선가 읽었는데, 한국의 보수주의를 설명하는 가장 적절한 말이다. 모든 보수주의자들은 머리가 텅빈 돌대가리들이고, 그들이 현실을 지지하는 이유는 그게 정당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게 처세에 이롭기도하고, 편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은 자기 생각이 없는 닭 대가리들이라는 말이다.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에 대한 단 한문장의 이 설명은, 왜 책한권 제대로 읽지도 않고, 읽을 능력도 없고, 읽을 끈기도 없는 돌대가리들이 현실을 지배하는 리더들인지 명확하게 말해준다. 더보기
청산 해남 생활을 청산했다. 첨엔 단출했는데, 정리해보니 그 사이 물건들이 엄청 늘어 있었다. 왠만한 물건들은 다 버리고, 이사짐을 싸 보니 승용차로 두번 옮길 만큼의 짐이 되었다. 해남에서의 생활을 도와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 특별히 '홍경욱' 형님에게 고맙다. 해남에서 차분하게 현실에 안착할 수 있도록 애써준 어려가지 배려를 오래 기억할 것 같다. 언젠가 누군가에게 그런 세심한 배려를 해줄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 더보기
해남에 머무는 날 집에서 해먹는 밥이다. 누른보리 현미 흰쌀을 1:1:1로 섞어서 짓는다. 거뭇하고 튀튀하고 까끌까끌하다. 나이를 먹으니 거친 밥의 맛이 좋다. 다 좋은데, ??가 너무 많이 나온다. 야식으로 라면 대신 보통은 국수를 먹는다. 라면 먹은 다음날의 더부룩한 느낌이 없어서 좋다. 국물은 멸치와 양파를 넣고 끓인 다음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cf) 시시하게 이런걸 주절거리는 이유는 먹는게 정말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무지하게 몸 생각하면서 근신하다가, 결국 술로 다 까먹는다. 주중에 힘들게 금주하면서 애써 만든 쌩쌩한 몸이 주말에는 모두 도루아미타불이 된다. 이게 나에게는 일종의 반복적인 프렉탈이고, 패턴이다. 술과 노동으로 짜여진 전형적인 노동자 삶의 형식에 포박당한 모습이다. 언젠가는.. 더보기
나비 김영민의 책들에 빠져 지낸지 거의 5년이 되어간다. 김영민이 쓴 텍스트들을 닥치는 대로 이것 저것 찾아 읽었다. 그럼에도 아직도 못 읽은 글들이 허다하다. 그가 이미 세상에 보낸 텍스트들이 만만찮고, 내가 애써 읽어 내는 속도가 그가 써대는 텍스트들을 따라가지 못한다. 처음 '동무론'을 펴 들고, 이건 평생에 걸쳐서 읽어내야 할 숙제라고 생각했었다. 그걸 겨우 겨우 읽어냈다. 처음 그걸 펴들고 느켰던 낮선 외계인의 언어수준을 겨우 돌파했다는 말이다. 모든 독서는 오독이고, 그리고 그런 오독이 새로운 생산적 사유의 실마리가 된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최소한 암호코드를 해석하는 지경이어서는 곤란하다. 겨우 그런 지경을 통과했다. 그걸 기념해 주는 우연적 사건이 발생했다. 김영민 동무론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 더보기
대자보 : 역시 학생들이 빠르네이이잉 아무리 아니라고 발버둥쳐도 나이에 따른 꼰대기질은 피하기 어렵고, 선생으로 살면서 시나브로 학교선생이라는 기득권 구조에 물드는 것도 인간인지라 어쩌지 못한다. 기성 사회체제의 가치관이나 규범을 재생산하는 기능을 주로하는 학교에서 선생이란 한마디로 기존질서의 대변자다. 그러니 선생으로 산다는건 하루하루 전형적인 꼰대가 되는 일이다. 학생을 미숙한 인격체로 전제하는 꼰대질에서 자유로운 선생질이 가능할까? 더구나 한국사회처럼 유난히 기성사회의 가치관을 재생산하는 기능 말고, 다른 기능은 하나도 없는 학교체제에서 기성사회의 관행에 질문을 던지는 행위를 용납하는 일이 가능할까? 학생들을 무언가 부족하고, 제대로 주형을 해야할 대상이고, 바로잡아야 할 객체로 보는 시선에서 자유로운 선생질이 있기는 한 건가? 한번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