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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인생 얼마전에 심란한 마음을 달래려 영화를 보러갔다. 이준익 감독이 만든 '즐거운 인생'이다. 여기저기 매체에서 이준익 감독 인터뷰를 읽으면서 참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학교다닐때 공부하기가 죽도록 싫었단다. 학력고산가 뭔가 하는 시험에서 총점의 반도 안되는 점수로 대학을 갈 수 가 없었단다. 이리 저리 빈둥대다가 재수좋게 어디 미대에 들어갔단다. 그것도 중간에 때려 치고 영화간판 그리다가, 영화 수입업자 일까지 하게 되었단다. 그게 흥행에 실패해서 수십억대의 빚을 지고 있었단다. 그걸 값을려고 필사적으로 영화를 만들었고, 몇번 더 실패하다가 운좋게 '황산벌''왕의남자' '라디오스타' 같은 흥행작을 줄줄이 만들었단다. 그래서 빚을 다 청산했단다. 빚이 자기의 에너지 였는데 이제는 그게 없으니 허전하단.. 더보기
유머 최근에 학교에서 거의 날마다 교무실을 발칵 뒤집어 놓을 만큼 웃기면서 지냈다. 연말이라 회식자리가 많아서 밥먹고 술먹는 자리가 많았다. 그런 자리마다 좌중을 폭소의 도가니로 몰아넣곤 했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사람들이 나를 경박하다고 구박할까봐 은근히 걱정해야 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필을 받으면 유머감각이 탁월하다. 오늘 어떤 책을 읽다가 그런 귀절을 발견했다. '유머는 마조히스트적 반전 전략이다' 마조히스트는 자기를 학대하는 데서 쾌락을 얻는 사람을 가리킨다. 유머란 사회가 규정해 놓은 금기들을 무력화시키는, 일종의 폭로와 같다. 그러므로 유머는 사회적 금기를 폭로한 댓가로 사회적 처벌을 불가피하게 가져 온다. 대신에 그는 이 처벌을 통해서 더 큰 자유를 휙득한다. 유머는 표면적으로는 스스로 사회적 처.. 더보기
영어공부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친지 20여년이 되어간다. 처음 교직에 들어와서 영어선생이라는 정체성에 큰 혼란을 겪었다. 그 시절에는 미제국주의라는게 한국사회 모순의 제일요인이라는 생각이 팽배했었다. 그러니 미제국주의 최일선에 서서 미제국주의를 선전하는 선전요원 아닌가라는 생각에 시달렸다. 이런 정체성 혼란을 해결한건 영어가 단순히 정보를 교환하는 수단이라는 생각을 정립하고 부터다. 영어가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따라, 영어는 좋을 수도 나쁠수도 있는, 그저 중립적인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을 정리했다. 그래도 뭔가 정체성에 대한 찜찜함은 남았다. 그러다가 몇년전에 어떤 영문과 대학교수로 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미국으로 영문학공부를 하러 갔었어요. 미국에 온지 6년이 지났는데도 영어가 되질 않아요. 그래서 공부를 포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