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클레와 카디쉬만 겨울호을 읽다가 아래 그림들을 보게 되었다. 그림들이 인상적이어서 블로그에 그대로 퍼 담았다. 글과 그림이 빈틈없이 결합하고, 그래서 그림들을 어떤 맥락에서 읽어야 하는지 알겠다. 근데, '노회한 불사조'라는 그림은 어떤 의미로 사용했는지 도통 모르겠다. 아뭏든 멋진 글에 대해서 감사한다. 멋지다는게, 단지 글을 기술적으로 휼륭하게 잘 썼다는 말이 아니다. 무엇보다 사태에 대한 깊은 통찰과 진정성이 베어있는 태도가 멋지다는 말이다. 이렇게 평론질 말고, 나도 깊은 통찰과 혜안이 있는 그러면서도 내 삶의 땀이 묻어나는 글을 쓰고 싶다. http://blog.aladin.co.kr/rororo/5188326 클레, 클레, , 1905, 에칭, 257×161mm. 클레, , 1905, 에칭, 263×192mm.. 더보기
김영민 빠 "역사에서 보수는 당대의 진보를 뒤엎으며 재등장했고, 진보는 그런 보수성을 뛰어넘기 위해서 재구성과 탈선의 형식을 되풀이해 왔다." 어디선가 읽은걸 수첩에 적어 놓았는데, 이게 눈에 번쩍들어온다. 간명하게 이해하면, 보수건 진보건 현실을 재구성할려고 노력한다는 거다. 내가 이해하는 한국사회 정치지형은 '수구보수-보수-새끼보수-진보'다 요 몇년간 내 정치적 지향은 진보에서 새끼보수로 이동했고, 요즈음은 새끼보수에서 보수로 자꾸 옮겨간다. 나이가 되었건 물건이 되었건 가진게 많다보니 완고한 노인이 되는걸 피할 수가 없나 보다. 아니면 원래 기질이 그런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결국 뻔한 노인네가 되겠지! 라는게 요즘 내 생각이다. 그래서 그런지 김영민이 너무너무 잘 읽힌다. 아마도 김영민 빠가 되지 않나 싶다... 더보기
관음증 아이들에게 아부하려고 수업중에 이런저런 동영상을 보여준다. 옛날에는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동영상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근데 이게 아이들에게 전혀 공감이 안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는 한껏 고무되어 있는데, 아이들은 '이게 뭥미' 또는 '애이 심심해' 같은 반응들이 나온다. 한마디로 소통에 완전 실패한 결과가 태반이다. 갈수록 그런 감각의 차이들을 많이 느낀다. 그래서 최근에는 내 의견을 완전히 포기하고, 10대의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내 놓는다. 소녀시대 같은 아이돌 가수들의 영어판 동영상은 적정한 타협이다. 그러면 그 나이에 소녀시대나 기웃거리는 관음증 환자아니냐?는 아이들의 시선이 날아온다. 이래도 문제고, 저래도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 그랬건 저랬건 그 과정에서 알게된게 하나 있는데, 소녀.. 더보기
서늘하게 일하기 올 한해 꾸린 일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대목은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술을 빼버린 점이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노력한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굴러가고 있었다. 사무국 선생님들이 모두 6명인데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서 이런저런 잡다한 일들을 해야 한다. 그 자리에서 술을 싹 빼버리고 밥과 차를 놓고 수다를 풀었다. 이런 방식이 주는 생산성을 과거에는 알지 못했다. 과거에는 술로 습해지고 끈적거리고 뜨뜻해지는 관계들에 매어 있었다. 그걸 해소하니 서늘한 생산적 관계의 일면이 드러난다. 쫑파티를 밥과 차로 정리하니, 개운한 기분마저 든다. 나이를 먹으니 서늘한 관계의 생산성이 몸에 닿는다. 더보기
커피 어느날 '커피드리퍼-볶은커피-여과지'를 선물로 받았다. 그걸 주면서, 친구는 그게 내 삶의 질을 바꾸어 줄거라고 말했다. 세상에 이런 사소한 물건이 그런 엄청난 의미까지나?라고 응대하고 무시했다. 아뭏든 그날 이후로 커피를 내려 마시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알게 되었다. 작은 섭생의 변화가 실제로 몸을 바꾸기도 한다는 걸. 체중이 쫌 줄고, 사람들이 주변에 쫌 더 많이 바글거린다. '기독교와 불교의 차이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기독교에는 섭생에 대한 논리가 없고, 불교에는 섭생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다. 그게 불교가 기독교와 다르면서도 풍부한 이유다' 오지랖 넓은 니체의 썰이라는데, 확실히 그말에 수긍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