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 요하네스버그 남아공에 도착해서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마크 누나집에 여장을 풀었다. 출발하기 전에 마크가 죠버그(요하네스버그에 대한 현지인들의 호칭)에서의 행동요령을 말해 주었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악명 높은 범죄의 도시이니 조심하지 않으면 목숨을 담보할 수 없다는 협박이었다. 한국에서 처럼 아무때나 특히 밤중에 길거리 나가서 술먹고 돌아다니면 100% 표적이다. 주거단지에 들어 갈 때, 자기집 대문에 들어 갈 때, 자기집 현관문 열 때 모두 보안카드를 요구 받는다. 심지어 밤에는 집안 내부가 구역별로 보안감시체제가 작동한다. 마크 누나네 집에 머물면서 이게 모두 사실이라는 걸 확인했다. 주거단지 전체가 방범전기펜스로 둘러쳐저 있었고, 집안 내부도 세구역으로 나뉘어 보안감시체제가 작동하고 있었다. 대문 밖은 물론이고, .. 더보기 남아프리카공화국 - 마크 2004년도에 남아공에 가서 놀았다. 그때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뭔가 여운이 남았다. 영어도 서툴고, 생소한 흑인들에게 쫄아 있었다. 겨우 백인들 동네만 빙빙 돌다가 돌아왔다. 아프리카에 가서 백인들 사는 모습만 주로 경험했으니, 미진한 여운이 남는게 당연하다. 진짜 아프리카, 백인들에 오염되지 않은 흑인 원주민들 모습이 뇌리에 있었다. 조금 훔쳐봤던 그들 모습이 매혹적인 잔상으로 남았다. 그런 갈증을 이번에 다소 해소했다. 남아공 원주민인 친구 마크에게 감사한다. 마크는 특이한 존재다. 영화배우 뺨치게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고, 세속적으로 선망받는 회계학과 건축을 전공했다. 조건으로만 보면, 잘 나가는 금융회사 직원으로 딱 마춤하다. 그런 일을 금융산업의 중심인 영국에서 그것도 런던에서 몇.. 더보기 스타일과 쪽팔림 그리고 키치 '쪽팔림'이라는 우리말을 영어로 번역하는 건 불가능하다. 어느 영문학 교수는 영어 문맥에 '쪽팔림'이라는 우리말 단어를 영어로 번역하지 않고 그냥 사용한다. 물론 그 강의를 듣는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이다. 그녀는 영어로 번역하면 맛이 죽어버리는 우리말은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고 믿는다. 살아 오면서 만난 드문 우리말에 대한 정체성을 가진 영문학자 였다. 이런 경우에 진짜로 쪽팔리는데, 대신에 스타일을 얻는다. 가령 나는 위에서 그녀가 '드문 우리말에 대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라고 서술했다. 그녀는 쪽팔림 또는 부끄러움이라는 통과의례를 거쳐서 자기만의 스타일을 얻었다. 그렇다면 쪽팔림은 스타일에 대한 댓가라고 해야 하나? 새로운 스타일이란 언제나 현실이라는 구심력 자장의 동심원에서 빗겨 나가는 접선이다. .. 더보기 기질(disposition) 누군가의 말대로 요즘은 술독에 빠져 허우적 대느라 정신이 없다. 지난해는 나름으로 균형잡힌 생활을 했는데, 새해 들어 모든게 술독에 빠졌다. 옛날 버릇이 죄다 되 살아난 느낌이다. 몸이 뻔한 아저씨들과 어울리니 별 수가 없다. 문제는 내 몸과 맘이 편안하고 익숙하게 그리고 빛의 속도로 그런 관계에 재빠르게 젖어간다. '오래 묵은 습이라 그렇겠지'라고 말하기가 겁난다. '결국 이게 내 인생살이 방식인가 보다'고 거의 자포자기 수준이다. 결국, 문제는 마음이 아니라 몸이다. 임의대로 몸의 기울기(disposition)를 조정할 수 있다면, 그때야 뭔가 좀 공부를 한거다. 더보기 2011년 정리 : 꽝꽝 꽝연수 올해 내가 가르친 학생중에 연수라는 여학생이 있다. 20여년이 넘는 내 교직생활에서 미모가 제일 두드러진 학생이다. 세속의 언어를 빌려 뻥을 까자면, 형광등 100 x 100 정도로 자체 발광한다. 이목구비가 어찌나 섬세한지 만화에서 금방 뛰어나온 모습이다. 근데 수업을 5분만 진행하면 확 깬다. 말귀도 더디고, 수업에 대한 집중력도 전혀 없다. 그래서 붙여준 별명이 '꽝'연수 다. 그래도 이 아이는 맹한 표정으로 헤헤거린다. '꽝'은 삭제하고 오직 '예쁘다'는 말에만 집중한다. 비난을 했는데, 상대가 그걸 칭찬으로 받아들이면 대책이 안선다. 그럴때, 뒷통수를 '꽝'하고 얻어맞는 기분이 든다. 한마디로 표리가 일치하지 않아서 쫌 당혹스런 아인데, 그래도 항상 긍정적이고 낙천적이고 명랑해서 좋다. .. 더보기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 9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