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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배치 지난번에 블로그에 쓴 글을 읽어 보니 너무 비관적이다. 김영민의 삶에 대한 자세가 워낙 진지하고, 심오하다. 그게 내 글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김영민은 체계에서 벗어나라고 충동질한다. 그가 제시하는 방법은 공부로 몸을 단련하라는 거다. 단순무식하게 그를 해석하면, 근대성의 체계(자본주의 체계)로 부터 벗어나는 방법이란 근대적 물질의 배치로 부터 미끌어지는 삶-몸을 구성하라는 거다. 그가 슬쩍 내비치는 구체적 방법이란 부재의 삶이다. 그가 없는 것은 아내-주민등록증-핸드폰-자동차다. 이게 나 처럼 범속한 사람이 실천하기는 엄두가 안난다. 작년 겨울방학에 블로그에 글 쓰기를 하면서 체중이 4kg쯤 빠지는 경험을 했었다. 그때 경험으로 글 쓰기가 실제로 신체를 새롭게 재구성한다는 경험을 했다. 내 신체를.. 더보기
근대성(모더니즘) 세상에 나온 이래로 나는 모더니즘에 매여 있었다. 30대 이후로 모더니즘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모더니즘에서 완전히 이탈했다. 근대성(모더니즘)을 단순하게 정리하면 '민족주의, 이성주의, 가족주의'일 것이다. 임의겠지만 '민족-이성-가족'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야할 필요가 생겼다. 1. 민족 민족문제가 가장 근원적인 사회모순의 뿌리라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민족문제는 여러가지 사회문제 중의 하나다. 중세를 가로질렀던 우주와 자연 그리고 인간의 소통과 같은 사유속에서는 민족문제 자체가 아예 자리잡을 여지가 없었다. 제국주의의 침략과 함께 갑자기 민족문제가 출현했다. 본격적으로 19세기 전후로 민족이라는 언어가 지배적인 화두로 출현했다. 당시, 민족을 구체적 현실속에서 확증해줄 민족국가는 부.. 더보기
무능의 진실 유능한 당신 행복한가? 지난 봄에 신영복의 책 '나의 동양 고전 독법'을 만났다. 신체에 깊이 새겨진 '유교적 생각'에 대한 생래적 반감이 있다. 어렸을적 씨족 마을 비슷한 가족 환경에 대한 반감에 뿌리를 두고 있으리라. 우리 사회의 누구나가 그렇듯이, 충실하게, 학교라는 근대화기구가 새겨 넣는 이데올로기의 내면화는, 피할 수 없는 시간이다. 그 과정에서 모든 과거는 거지 발싸개가 된다. 서구적 modern을 향한 질주가 일상적 선택의 준거다. 내 도회 지향적 감수성은 그런 과정에서 길러졌다. 그게 내 신체에 축적된 무조건적 감응 세포의 반 이상이다. 무의식적인, 그런 몸에 대한 반성적 성찰의 요구가 신영복의 책에 다가서게 했다. 챞터를 하나씩 요약 정리하면서 반복적으로 읽었다. 책에 매몰되어 거리감을 .. 더보기
마음의 무능 : 선의 또는 호의의 무능  왁스 '내게 남은 사랑을 다 줄께' http://kr.youtube.com/watch?v=1Mh0oJkkk2c 식당개 3년이면 라면을 끓인다. 1년 동안 짬짬이 밴드하는 아이들 따라다녔다. 밴드라는게 워낙에 몸 덩어리가 크다. 이것 저것 허드렛일 챙길게 있다. 그걸로 겨우겨우 체면치레하면서 시간이 갔다. 연주에 관하여 아무런 기능이 없이 무데뽀로 쫒아 다니다 보니 뒷 덜미가 뜨뜻해지는 경우도 있다. 그 사이 귀가 트였나! 기타 연주가 들린다. 드럼 연주는 더 기가막히게 들린다. 세상에 처음부터 세속의 일들을 잘 아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몰라도 마음이 땡기면 일단 부딪혀 보아야 한다. 그 다음 문제는 또 부딪혀서 해결해야 한다. 마음을 일단 넘어서야 한다. 현실속에서 실천으로 도약하지 않는 마음이란.. 더보기
습관 : 쓰기 흔들리는 도쿄는 도쿄라는 도시가 사람들을 밀실에 고립하도록 만든다는 내용이다. 영화의 인물들이 모두 밀실에 자기를 가둔다. 엔딩 장면에 도쿄가 지진으로 흔들린다. 아오이를 사랑하는 남자가 아오이에게 집에서 나오라고 외치면서 위태롭게 영화가 끝 난다. 밀실에 자기를 가둔 도쿄의 사람들은 치밀하게 생활을 습관화한다. 모든걸 오차 없이 정밀하게 정리한다. 도쿄라는 공간 또는 도시의 정리 결벽증이 사람들을 그렇게 길들인 결과다. 공간에 배치된 사람이란 공간의 규칙을 습관화한다. 결국 인간이란 물질적 배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인간의 정체성이란 물질적 배치로 부터 생긴 신체에 길들인 습관에 불과하다. 그걸 깨는건 또 다른 물질적 배치로 옮..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