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본주의 물신의 전시장
1) 카리스마 넘치는 기술
2) 열정과 헌신의 팀웤
3) 압도적인 육체
4) 물밀듯이 쏟아지는 돈
5) 집중력의 한계
2. 자본주의라는 표준코드의 경계를 넘나드는 곡예
F1 그랑프리가 내가 사는 촌동네를 굉음 소리로 흔들고 광속으로 지나갔다.
이런저런 평가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이다.
속되게 말해서, 박준영 지사가 한건했다.
그럼에도 이런게 바람직한 것인가의 꼰대스런 질문은 남는다.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고,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은 것은 아마도 사실일 것이다.
근데, 그게 어떤 활력이냐는 질문에 응답하는게 필요하다.
성공적인가?와 그게 바람직한 것인가? 라는 질문은 성격이 다르다.
보는 사람마다 다른 평가를 하겠지만.
나에게는 이게 무척 흥미롭다.
마치 자본주의적 코드의 경계를 위험하게 넘나드는 것처럼 보였다.
물질로 전시된 젊은 여성들의 육체, 경기시스템의 최첨단 기술, 압도적 물량들은 분명한 자본주의 물신 코드다.
그럼에도 머신 한대에 따라 붙는 수십명 때로는 수백명의 일사분란한 열정과 헌신은 무언가 다른 메세지다.
거기에는 물신 코드의 해석을 넘어서는 어떤 과잉이 있다.
2시간 넘게 0.01초의 방심을 허용하지 않는,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해야하는 드라이버는 어떤가?
F1 그랑프리와 같은 거대 스포츠 이벤트가 자본주의적 물신 코드의 재생산 시스템인건 분명하다.
그럼에도, 그걸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과잉, 거세될 수 없는 인간들의 삶과 피와 땀과 열정의 잔여물이 있다.
그런게 아마도 F1 그랑프리 같은 거대 스포츠이벤트의 진짜 매력이 아닐까?
결국 내가 하고싶은 말은, F1 그랑프리는 성공적이기도 하고 나쁘지 않기도 하다.
내 기질적인 무정부주의적인 감수성에 딱 맞다.
그러고 보면, 내 심층적 본성은 부루주아적 아나키즘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