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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먹기 또는 놀기

공자 : 자 왈1

맹자가 한 말은 맹자 왈.
순자가 한 말은 순자 왈.
장자가 한 말은 장자 왈.

모두 이런식이란다.

공자가 한 말은 '자 왈'이란다.
공자가 대빵먹고 있다는 거다.

공자가 동아시아 삼국에서는 현실권력의 대빵이다.

근데 공자가 사실은 그 시대의 최고 이단아란다.
출생도 모호하다.
부모와의 관계도 설이 여럿이다.
어머니에 의해서 양육되었다는 것만 비교적 정확하다.
끊임없이 현실권력을 빈정거리며 여기저기 변방을 돌아다니는데 재미를 붙였다.
제자들 잔뜩 몰고 다니면서 양아치짓 시켜서 먹고 살았다.
제자들 앵벌이시켜 삥뜯어 먹고 살았단거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음악한다고 싸돌아 다니면서 논 양아치였다.
공자가 음악에 가견이 있었다는건 그가 '예와 악'을 동일시 했다는 것에서도 확인된다.
테레비에서 얻어 들은 풍월로 안건데, 김용옥의 공자해설에 따르면 공자는 음악예술가 였다고 한다.

당시의 현실 주류들을 분탕질하면서 살았다고 보아야한다.
그런 공자가 동아시아 삼국에서는 현실권력이 되면서 이상하게 변형됐다.
동아시아 삼국에서는 공자가 엄숙하고 무겁게 교환된다.

엄숙하고 무거운 공자를 제자들 삐끼질 시켜서 삥 뜯어 먹고 산 놈이라고 말했다간 당장 현실에서 추방당하기 딱 맞춤이다.
동아시아 삼국에서는 그런 상상이 불가능하다.
권력의 내부에서는 현실권력에 압도되어 현실을 전복하는 상상을 할 수 없다.
결국 내부를 전복하는 힘은 권력의 힘이 작동하지 못하는 권력진공의 외부에서 주어진다.

공자의 이단아적 복원 작업이 주로 미국에서 이루어지는건 그래서 어쩔 수 없는 필연이다.

공자에 대한 그런 발칙한 짓을 흉내내 보자.
변형된 공자를 다시 원형대로 복원해 보자.

자왈
지지자(知之者) 불여호지자(不如好之者), 호지자(好之者) 불여낙지자(不如樂之者)

아는 놈은 좋아하는 놈만 못하고, 좋아하는 놈은 즐기는 놈만 못하다.
대가리 싸메고 억지로 하는 놈은 지 좋아서 하는 놈을 따라 갈 수 없다.
지 좋아서 하는 놈은 즐기면서 하는 놈을 따라 갈 수 없다.
결국 즐길줄 아는 놈이 최고라는 거다.

얼마전 카드회사 광고 카피에 이런 비슷한 내용이 있었다.

'인생을 즐기라고 아버지는 말하셨지'

그 카피를 '그러다가는 인생 조진다고 어머니는 말하셨지'라고 비틀어서 사람들이 사용했다.

현실이 지지자(知之者) 수준임을 반영한 담론 소비행위의 표현이다.
대가리 싸메고 메달려도 살아남기 힘든 세상인데 인생을 즐기라는 말이 택도 없는 말로 들린다는 거다.

이걸 공자의 행각에 빗대어서 해석해 보자.
현실권력에 의해서 비틀어진 공자를 다시 비틀어서 원래의 공자대로 해석해보자.

너희는 대가리 싸메고 열심히 살아라!
나는 제자 양아치들 데리고 다니면서 놀면서 살란다! 라고 들린다.

이렇게 해석하니 진짜 웃기는 공자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