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로운 부부
이보희와 박종원은 결혼관계가 없는 그냥 부부다.
둘 사이에 아이들도 없다.
그럼에도 둘은 애뜻하고 곱살맞다.
상상을 하자면, 애초에 둘은 아마도 기생과 기둥이었을까?
어떻게 출발했든 그게 무엇이 중요하랴!
이 둘은 몸으로 세속을 내파했고, 결국 둘만의 고유한 사랑 또는 삶을 만들었다.
이 세상 모든 사랑은 사람들의 수 만큼 있는게 아닐까?
하늘의 별 보다 더 많은 종류의 사랑이 이 세상에는 있을게다.
그 어느 사랑이든 애뜻하고 소중하다.
2. 새로운 형제
성찬과 정은은 배다른 형제다.
모든 형제가 그렇듯이 그 둘은 서로 싸우고 사랑하고 그리고 성장한다.
그리고 다시 싸우고 사랑하고 성장한다.
아마도 죽을 때 까지 !
그게 삶의 진실이 아닐까?
그런점에서 성찬과 정은은 어느 형제보다 진짜 형제 같다.
3. 성찬의 잃어버린 엄마 찾아가기
성찬은 어린 시절 엄마에 의해서 이보희에게 맞겨진다.
엄마 입장에서는 불가피하지만, 성찬은 그런 엄마를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같이 껴안고 사는게 엄마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엄마로 부터 버림받았다는 상처를 극복하기 힘들다.
그게 요리에서 쓴 맛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다.
그걸 극복해야 성찬은 비로소 어른이 되고 진정한 요리사가 될 수 있다.
이 세상에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수 많은 방식이 있다는걸 그는 결국 안다.
그가 마음속에 두고 있던 표준적 가족모델 속에서가 아니라 그 밖에서도 엄마는 자식을 무구하게 사랑한다는 것을!
4. 정은의 잃어버린 엄마 찾아가기
정은은 아버지가 없다.
기생인 어머니가 사랑없이 낳은 자식이다.
그게 정은의 트라우마고, 그 트라우마는 정은이 자신의 과거를 새롭게 쓰도록 추동한다.
정은은 자신이 직접 새로운 어미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어머니인 이보희의 춘양각을 새롭게 구축하려 한다.
어머니가 아닌 외국에서 요리를 배우고 읽힌다.
그걸로 새로운 춘양각을 만들려한다.
그녀의 과거를 부정하고,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려 한다.
그의 요리가 서양식 퓨전을 닮은건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일것이다.
그런 투쟁과정에서 정은은 자신이 엄마의 소중한 딸이었음을 확인한다.
그녀의 무릎은 꺽이고, 엄마를 껴 안는다.
5. 가족의 탄생
몇년전에 '가족의 탄생'이라는 영화가 극장에 걸렸다.
표준적인 가족 모델에서 한참이나 벗어난 인간군상들의 조합을 새로운 가족이라고 제시한 영화였다.
서사가 너무 직접적이어서 억지로 윽박지르는 성급함이 느껴졌다.
그런점에 비추어 식객 김치전쟁은 세련되게 새로운 가족모형을 제시한다.
음식이라는 서사의 배면에 그림자 처럼 현대사회의 가족문제를 깔아 놓았다.
엄마라는 코드는 자칫하면 뻔한 최루성 신파로 흐를 수 있다.
엄마 찾아 삼만리식으로 이야기가 구태할 수 있다.
대중적 상업영화을 지향하면서도 그런 유치함에 빠지지 않은 서사가 신선하다.
뻔하지 않은 가족모델로 재미있는 상업영화였던 '과속스캔들' 만큼이나 '식객 김치전쟁'은 새롭다.
책읽기-영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