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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의 섬(한창훈)




열여섯 살 짜리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되돌아 보면 내 그 시기는 결핍 투성이 시절이었다.
모든게 결핍으로 느껴졌다.
부모도 형제도 심지어 내 몸뚱이 자체도 트집잡을 것만 보였다.
지금 뒤돌아 보면, 온갖 축복천지다.

'열여섯의 섬'의 주인공, 열여섯 살 짜리 소녀 '서이'에게도 세상은 결핍으로만 보인다.
자신을 두고 떠나버린 엄마도, 자신을 배신한 세상을 술 주정으로 버티는 아버지도, 자신의 이름 '서이'도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문제 투성이다.
어린 서이는 오직 묵묵히 참아내는 것으로 세상을 견딘다.

그런 서이에게 어느날 소통의 문이 열린다.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귀를 얻는다.
그게 서이가 아버지와 최초로 맞서는 계기가 된다.
아마도, 서이는 이런 맞섬을 통해서 진짜 어른으로 성장할 거다.

모든 청소년들은 힘들게 자신을 세워야하는 고민투성이 존재들이다.
세상에 던져진 자신을 어떻게든 설명해 내야 하는 지난한 문제를 받아든 최초의 전사들이다.
그런 그들에게 진심으로 필요한 것은, 그들의 고민을 들어 주고 공감해 줄 마음이다.
어짜피 살아내야 할 삶의 고단함은 고스란히 자신들에게 있음을 잘 안다.
거기에 콩 놔파 팥 놔라 해 봤자, 그게 쓸데없는 꼰대짓 이상은 되기 어렵다.

그래서 새삼스럽게 마음을 하나 정해본다.
다음 부터는 진짜로 내 판단 내려 놓는다.
독립된 인격체로서 아이들을 존중한다.
그냥 아이들이 하는 말 있는 그대로 들어주려고 애쓴다.
물론, 그게 맘 먹은대로 쉽게 될 일은 아닌지 잘 안다.
하지만, 그렇게 할려고 노력해야겠다.


몆일이나 이 마음이 안 잊혀지고 잘 지켜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