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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 두근 내 인생


김애란의 소설은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의 편지다.
아직 머리에 피도 안마른 자식이 사랑이 듬뿍 담긴 눈길로 부모들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성숙한데 젖비린내 나는 자식과, 유치한데 세파에 찌든 부모라는 설정이다.
네모난 삼각형 같은 형용모순을 가지고 논다.
세상을 거꾸로 세워놓았다.
그러니 서사가 새롭고 풋풋하다.

그게 이야기 꾼 김애란의 장점이다.

그런점에서 '두근 두근 내 인생'은 단편 '달려라 아비'의 장편 버전이다.
그런게 있다면 '김애란표'라는 인장이 선명하게 찍힌 확실한 김애란 브랜드 장편이다.

어딘가 인터뷰에서 엄마를 애처럼 가르치려 들어서 엄마가 기분나빠 한다고 하던데, 실제 생활도 그렇게 하나보다.

나라면 이런 딸 있으면 참 좋겠다.
우선은 자식 앞에서 무언가 항상 모범이 되어야하는 부담이 없어서 좋을것 같다.
거기다가 맘 놓고 투정부릴 수 있는 부모 같은 자식이라니?
쫌 거시기 하지만 자식에 대한 배려의 의무로부터 자유롭다고 생각하면 그것도 괜찮을것 같다.


아뭏든 김애란의 이야기는 독특하다.

어쩐지 일본소설의 아기자기한 냄새가 폴폴나지만, 그걸 단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것 같다.
한국소설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고 칭찬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