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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경치

조퇴투쟁보고

<전체교직원 대상 메세지> --- 2014년 6월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에 따른 조퇴투쟁 관련.

 

조퇴투쟁 보고

 

1. 버스타기전 : 9:30분에 도청 앞에서 버스가 출발하기로 했다. 직원조회 끝나니 거의 9:00가 되었다. 마음이 급해서 교실에 들어가서 횡설수설 뭐라 애들한테 막 떠들었다. 요점은 오늘 하루도 성실하고 진지하게 학교생활에 잘 임해 달라는 부탁의 말인데, 아마도 애들은 담임이 말도 안되는 말을 승질부리면서 혼자 막 떠들다가 갑자가 교실을 나간 것으로 기억할 것 같다. 혼자 지구를 지키냐! 옆에 동료들도 있는데! KOS 선생님에게 다 떠 넘기고, 서둘러 도청 앞으로 가니 딱 9:30.

 

2. 서울로 가는 버스 안 : 전남에서는 조퇴투쟁에 참여하는 선생님들이 버스 3대로 상경한다. 순천 목포 광주에서 각각 한 대씩 올라간다. 목포차량인 도청 앞에서 대기중인 버스에 올라가서 선생님들과 서로 안면을 트고, 인사를 나누고, 더 젊어졌다는 둥 전혀 근거 없는 덕담도하고, 조퇴 내는 과정의 에피소드들을 나누었다. 진도의 어떤 학교는 교장 선생님이 최소한의 선생님만 학교에 남고 모두 서울가라고 했다는데, 정작 서울가고 싶은 선생님이 한분 밖에 없었단다. 아마도 진실을 비틀어서 뻥친 이야기지 싶다.

 

3. 서울역 앞 : 서울역 앞 광장이 선생님들로 꽉 찼다. 교육부에서 가만두지 않겠다고 그렇게 엄포를 놨는데, 배째라고 데드는 선생님들이 참 많다. 이런 단순 무식한 선생님들이 이렇게 많은걸 보니 우리나라 교육계의 미래가 참으로 암울하다. 그 중 제일 무식한 사람은 아마도 김정훈 위원장이지 싶다. 피골은 상접하고 수염은 덥수북하고 꼭 거리의 노숙인 같이 시꺼멓게 타버린 18일째 단식중인 사람의 연설이 꼭 천둥소리처럼 우렁차다. 그나저나 작년에도 20일 넘게 단식했었는데, 2년 연속 저렇게 단식하면, 쌀소비가 줄어서 큰 문젠데, 앞으로 농민들 쌀 말고 다른 대체 작물로 다 옮겨가야지 싶다.

<너무 더워서 제정신이 아니니 이해해 주십시오>

 

4. 서울시가 행진 : 서울역 집회를 마치고 위원장과 지부장들은 청와대로 향하고, 선생님들은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집회를 위해서 서울역에서 종각까지 행진하여 이동하였다.

  

5. 종각집회 : 항상 비슷한 맨날하는 그 나물에 그 밥의 행사가 쭉 이어지다가 갑자기 귀가 번쩍 트였다. 아마도 모두가 다 그랬을 거다. 나 같이 둔감한 귀도 흔들렸는데, 다른 귀들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유기농 펑크 가수 - 사이가 공연하고 있었다. 음악의 전위라는게 무언지를 보여주었다. ‘백문이불여일청이다. 말로 아무리 설명해봐야 느낌을 전달하기 어려우니 직접 한번들어보시는게 좋을 것 같다.

http://www.youtube.com/watch?v=ObDmKg4eA6Q

http://www.youtube.com/watch?v=5pA3nnCCd2w

http://www.youtube.com/watch?v=P8cRYEUQctc

 

6. 내려오는 버스 : 종각집회가 저녁 8시가 넘어서 끝났다. 잠에 취하고 술에 취해서 해롱해롱한 상태로 목포에 도착하니 새벽 1. 조퇴내고 하루 땡땡이 친 빈자리를 채우느라 고생하신 KOS 선생님 고마웠어요. 대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