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을 단순하게 둘로 나누면 문학을 짓는 사람과 문학을 사는 사람이 있다.
그 중 한창훈은 문학을 사는 사람으로 분류해야 한다.
섬을 읽으면서 한창훈은 몸으로 글을 쓴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그냥 몸에 담아둘 수 없는 것들을 그는 쓴다.
손이 아니라 몸이 글을 쓴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그가 몸으로 쓴 이야기들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모든 사라진 것 들이다.
사라진 그것들이 너무 안타까워 한창훈은 쓴다.
그러니 한창훈이 살아낸 삶이란 우리가 잊어버린 삶의 어떤 원형들이다.
그걸 그는 악착 같이 보듬고 있다.
돌아보니 나는 과거를 악착같이 삭제할려고 살았다.
아마도 우리들 대부분이 그렇게 살았을거다.
근데, 한창훈은 혼자 남아서 모두가 다 버리고 간것들을 붙안고 기어이 서 있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기세다.
한창훈이 외롭다면 그 때문일 것이다.
하여튼, 한창훈은 현대가 상실한 보기드문 사내고 그래서 용감한 전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