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일의 책읽기가 너무 다채로와서 현기증이 난다.
현기증을 영어로 번역하면 vertigo가 되는데, 눈알이 핑핑 돈다는 의미다.
폭 넓게 이것저것 안 다루는게 없다 보니 정신이 산만해 진다.
혼자 앉아서 이 주제 저 주제를 닥치는데로 씹어댄다.
장정일을 따라서 눈 알을 이리저리 굴린다.
문득 내가 지금 어디를 보고 있는지 까마득해져서 정신이 핑핑 돈다.
장정일은 아득한 지적인 현기증을 즐긴다.
'모두 내 앞에 무릎꿇어'라고 호통치는 것 같은 마초적 카리스마가 은연중에 이 책에는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