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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먹기 또는 놀기

또 - 논다6(또노라6)

충주-수안보-새재-문경읍-문경시

새재(이화령고개)를 넘어 경상북도로 들어왔다.

새재 내리막길 어디에선가 이번 여행중 처음으로 자전거 펑크가 났다.

뜨뜻 더운 여름날 길가에 퍼질러 앉아 펑크 때울 일을 생각하니 정신이 아득해졌다.

궁하면 통한다고 둔한 머리를 버벅 버벅 돌렸다.

뒷 바퀴를 프레임에서 해체 했다.

전체 프레임은 길가 교통팻말 기둥에 묶어 두고, 제일 가까운 문경읍의 콜택시를 스마트폰으로 검색했다.

쫌만 기다리란다.

뒷바퀴만 달랑들고 택시를 타고 문경읍의 자전거 수리점에서 펑크를 수리했다.

문제는 '뒷바퀴를 한번도 해체해서 다시 조립해 본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자전거 대리점 주인에게 상황을 말하니 걱정 말란다.

배우는데 5분도 안걸린 단다.

긴가 민가 하면서 주인 아저씨가 시키는 대로 한번 해 봤다.

한번 해보니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시 그 택시를 타고 자전거 몸체가 있는 곳으로 왔다.

선생이 없는 상태에서 나 혼자 조립을 시도해 보니, 다시 긴가민가 하면서, 헤깔리기도 하고 갑자기 어지러움 증이 났다.

어찌어찌 대충대충 뒷바퀴를 프레임에 설치하는걸 완수했다.

갑자기 내 자신에 대한 무한 신뢰가 생기고, 덩실 덩실 춤추고, 소리지르고, 길가에서 생쇼를 했다.

다행히 지나 다니는 사람이 없었다.

아마도 누군가 보았다면 날이 너무 더워서 제정신이 아닌모양이라고 혀를 끌끌 찼을 것이다.

자전거 뒷바퀴 조립이 무슨 대단한 일이냐고 통박을 놓겠지만, 너도 한번 해봐라.

이런 사소한 일이 자존감을 얼마나 많이 고양시키는지.

하여튼 나는 이런 사소한 일로 난리 부루스 추는 사소한 인간이다. ㅋㅋ.

 

저녁과 아침 두끼를 해결해 준 식당. 충주역 모텔 골목에 있는 식당인데 반찬도 맛있고 값도 싸고 좋았음.

 

 

충주에서 수안보 쪽으로 진행하다 마주친 팔봉 쉼터 바로 앞의 폭포. 바로 옆에 쪼그만 길거리 매점을 운영하는 아저씨 말에 따르면 1년에 폭포를 볼 수 있는 날이 겨우 몇일에 불과하다고 함. 마침 장마철이어서 수량이 많아져서 폭포를 볼 수 있었음.

 

새재를 넘어 가다 보면 아래로 이런 경치들이 수도 없이 많이 보임.

 

 새재 정상. 사람들이 새재를 이화령 고개라고 하던데, 나는 새재가 친숙함. 경북과 충북을 가르는, 하여튼 남쪽에서 서울로 가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요충지이자 관문.

문경시 근처에서 자전거 고장나서 애를 먹고있는 이놈들을 도와줌. 그냥 지나칠라다가, 너무 야박한것 같아서, 그리고 쫌전의 문경읍에서 자전거포 주인에게서 받은 도움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자전거포 검색해서 찾아주고, 여기 까지 길 안내도 하고,그러다가 너무 시간을 지체하는 바람에 결국 문경시에 머무를 수 밖에 없었음. 덕분에 얻어 먹은 맥주를 시작으로 소주 무지하게 먹음. 결과로 헤롱헤롱해서 어제 블로그에 라이딩 일기를 포스팅할 수 없게됨, 오늘에야 어제 라이딩일기를 올림.

지금까지 한번도 블로그에 내 전신사진 올린적이 없는데,  오늘 처음 올림. 어렷을 적 어머니가 '너는 너무 잘 생겨서 함부로 어디에 니 모습을 노출하면 안된다'고 해서 지금까지 그걸 철저히 지켰는데, 오늘에야 그걸 깸. 말이 나온김에 더 고백을 하자면,  어머니는 나에게 항상, 너는 너무 잘 생기고 영민해서 성격은 좀 모나야하고 공부는 대충 대충하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지청구를 들으면서 자랐음. 그럼에도 성격도 좋게 되고 공부도 잘하게 돼서 항상 어머니에게 불효막심한 짓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평생을 살고 있음.이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ㅋㅋ하겠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