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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경치

지방자치선거 그리고 월드컵 열기

지자체 선거가 끝나고, 여기저기 선거 결과를 해석하는 글들이 난무한다.
잊지 않기 위해서, 정리해두고 싶은 평가 두가지.

1. 조중동의 실패
이번 지방선거는 조중동의 실패를 확실하게 확인했다.
지면을 탈탈 털어 올인한 결과가 처참하다.
더 이상 조중동의 의제설정 능력은 없다.
이제, 세상 누구라도 안다.
조중동은 언론이 아니다.

2. 국가기구와 시민사회 그리고 월드컵열기
한국 사회에서 주요 정치세력은 국가와 시민사회다.
시민사회가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도구로 국가기구를 통제한다.
주요 정당들이 일상적인 시민일반의 정치적 욕망을 대의하지 못한다.
잠깐식, 시민사회가 주요정당을 정치적 불만을 표출하기 위한 수단으로서만 사용한다.
주요 정당들이 정치의 주체가 아니라, 수단처럼 시민사회에 의해서 호출된다.
이건, 현재의 주요정당을 떠 받치는 정치제도가 유효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제도적 정치개혁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정치적 통로를 잃은 시민사회의 정치욕망은 억압된 형태로 존재한다.
그러다가 이번 지방선거처럼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분출한다.

민노당이나 진보신당도 시민사회의 잠재된 정치욕망을 효과적으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제도로 흡수되지 못하는 이런 욕망이 월드컵과 같은, 허용된 일탈의 축제로 분출한다.

억압과 폭발이라는 형태로 국가기구와 시민사회의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
잠재된 형태로 존재하는 시민영역의 정치적 욕망은 긍정적으로 보자면, 사회변화의 동력이다.
제도개혁이 뒷받침되고, 그 개혁이 시민영역의 에너지를 좀더 민주적인 사회변화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억압된 욕망이 긍정적 통로를 확보하지 못할수도 있다.
그런경우, 욕망은 시대착오적인 국수적 애국주의와 같은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그런경우 사회적 약자를 희생양 삼는 야만적 광기에 휘둘릴 수도 있다.

박정희-전두환 시절과 같은 군부파시즘의 어두운 그림자는 여전히 우리주변을 배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