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낄낄거리며 읽기 좋은 책이다.
어찌나 웃기는지 가끔씩 방을 데굴데굴 굴러야 한다.
그러니 엄숙하게 책상에 앉으면 안된다.
자칫하다간 의자에서 나동그라질 수 있다.
그냥 편하게 따땃한 방바닥에 뒹굴뒹굴하면서 책을 읽어라.
공지영 특유의 긍정이 넘쳐난다.
세속의 눈으로 보기에 지지리 못난 실패자들을 한없이 따듯하게 포옹해 준다.
그래서 뒤에 남는 의문은 공지영 너는 그렇게 못 살잖아?
나도 그렇고!
나는 그렇게 못 살아!
으리번쩍하게 빛나게 살거야!
그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
다만 공지영은 저것도 있다고 말하는 거다.
그러니 야박하게, 여전히 으리번쩍한 도회적 여자 공지영을 탓할 일이 아니다.
으레 못난놈들이 외골수로 시선이 좁다.
공지영의 글발이 갈수록 날렵해진다.
이렇게 말이 빠르고 똑똑한 예쁜 여자들은 그냥 처다만 봐야 한다.
가까이하면 재난이 닥친다.
남자들은 어떻게해도 이런 종류의 여자들을 감당할 수 없다.
이유는 남자들이란 본질적으로 둔하고 느려터지기 때문이다.
아둔한 감수성으로 헉헉거리며 아무리 쫒아가도 나비는 저 만치 앞에서 날아간다.
안그러면 나비도 아니겠지만!
그게 일찍이 볼테르가 애인 샤틀레부인을 두고 불평을 터트린 이유다.
'시도 때도 없이 고담준론을 일삼는 폭군'이라고!
샤틀레의 똑똑함에 계몽의 군주격인 볼테르 조차도 진절머리를 냈다는 말이다.
빠른 여자의 말을 이길 남자가 세상에 있기나 할까 ?
이 책은 공지영의 민첩하고 유려한 말놀림 잔치다.
진수성찬이나 아무리 먹어도 허기가 남아 다시 공지영의 글을 찾게 만드는 중독성이 있다.
그러니 알아서 경계하라.
칭찬인지 비난인지는 나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