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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영과 김영민

내가 아는 한 한국사회의 최고의 지성을 뽑으라면 윤소영과 김영민을 들고 싶다.
순전히 개인적인 판단이기는 하지만, 한국사회가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된 지식인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근대이후로 한국사회에서 지식인이란 기껏해야 서양의 누군가를 베끼는 장사꾼에 불과했다.
이걸 극복하고 우리의 언어로 우리의 세상을 살필줄아는 최초의 지식인들이 탄생했다.
윤소영은 경제학에서 그런 인물이고.
김영민은 인문학에서 그런 인물이다.

윤소영은 마르크스를 넘어서고 있고,
김영민은 포스트구조주의를 넘어서고 있다.

1910년을 한국근대의 기점이라고 본다면, 10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100년의 결산이 윤소영과 김영민 같다.

윤소영은 마르크스의 경제학에 공백이 있다는걸 인정한다.
그 공백이란 결국 사람의 문제다.
현실을 살아가는 주체로서 인간에 대한 설명이 마르크스의 이론에서는 결핍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은 알뛰세도 동일하다.
알뛰세는 마르크스를 보충하기 위해서는 이데올로기 이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데올로기란 결국 삶의 주체로서 인간들이 세상을 대하는 감수성이나 느낌이다.
애매한 언어이기는 하지만 인간들의 '문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

이걸 김영민 만큼 하는 사람이 없어 보인다.
인문학에서 인류의 모든 성과들은 김영민으로 수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