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3의길' 또는 서구리버럴리즘 또는 서구제국주의의 이후에 대한 상상과, 대처리즘이후의 서구사회의 전개 양상을 개괄해볼 필요가 있음
2. 대처리즘의 전경 그리고 대처리즘 : 대처 이전의 영국 노동당 정부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구호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음. 의료-주거-교육을 사회-국가가 책임지는 사회주의 정책임. 이걸 대처가 영국병이라고 규정하면서, 사회라는 단위는 없고, 오직 개별적 개인 만이 실재하는 실체라고 주장함. in-dividualism(더이상 나눌 수 없음, 개인주의)이라는 영어단어에서 드러나는 것 처럼, 사회라는 단위는 없고, 사회를 잘게 부수어 분석해가면 오직 유일하게 존재하는 것은 개인(individual)이라는 실체만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임. 사회가 어디에 있나요?라고 대처가 좌파들을 조롱하고 냉소하는 모습이 아직도 생생함.
3. 대처리즘의 '사회'라는 실체에 대한 부정은, 뒤르켐이 사회적실체(socail fact)라는 단위가 실재하고, 이게 사회과학의 연구대상이라는, 근대 이후에 성립된 모든 사회과학의 성과들을 통째로 부정하는, 사회과학은 없음, 오직 자연과학만이 유일한 실재하는 과학이라는 주장임. 사회과학에 대한 눈꼼만큼의 이해가 없던, 순진한 화학과학자인 대처의 개인적 배경이 이런 무모한 주장을 만들었을 것임. 더구나 대처 입장에서는 당시 사회과학의 최종적 수원이었던 맑스나 베버등을 근본에서 부정함으로서, 노동당의 사회정책들을 근본적으로 공격할 수 있었음.
4. 대처리즘의 사회라는 실체에 대한 부정에 대해서, 기든스는 사회라는 실체를 재규정 - 재구성함으로서 사회과학을 다시 활성화시키려 시도함. 기든스의 주요 논점은, 도시화와 수명연장의 결과로 사회라는 실체의 구성양식-관계양식이 변화되었음에 주어짐. 예를 들자면, 사회구성의 가장 기초 단위인 가족양식이 전통사회에는 한마을에서 태어나 소수의 마을 단위 수준에서 성립-종결되었지만, 현대사회에서는 도시화-수명연장의 결과로 가족-관계 양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음. 이런 기든스의 주장을 수용하면, 전통적 노동당의 정책이 요람에서 부덤까지라는 사회보장 정책에서, 다양성의 수용과 지원이라는 방향으로 우선순위가 재설정됨. 이런 논리는 서구의 좌파적 진보진영의 리버럴리스트적 의제로 수용되고, 좌우를 가리지 않고 서구사회의 메인스트림으로-사회적 상식으로 자리잡음. 서구진보진영의 성적정체성의 다양성, 가족양식의 다양성에 대한 지지는 이런 리버럴리스트적 지향성에 기반하고 있음.
5. 서구 메인스트림의 이런 다양성에 대한 추구는, 두가지 방향에서의 반작용이 나타나는데, 첫째는 극우적인 전통적 가치관으로의 회귀 또는 민족주의로의 회귀 , 둘째로는 전통적 좌파의 주장인 개인주의-사적자본의 폐지와 공공성의 강화로 나타남. 첫째의 양상이 서구의 극우정당들의 비약적 약진인 프랑스의 르펜이고, 둘째의 양상은 프랑스 전통좌파들의 연합체인 멜랑숑의 약진임. 결론적으로 이번 프랑스 선거결과는 서구리버벌리스트들의 다양성 가치관이 파산하였다는 반증임.
6. 그렇다면, 이런 리버럴리스트적인 서구의 메인스트림이 파산한 원인은 무엇일까? 단위 개별국가수준에서 리버럴리즘이 빈부격차를 확대하고, 리버럴의 기준으로 세3세계를 마음대로 제단하여 개입-침탈하는 제국주의적 미국단일세계지배체제를 무비판적으로 수용-추종하던 세계지배전략이 븡괴한 결과임. 중국-러시아-인도-남아공 등과 같은 강력한 독립적 행위자들이 등장하고, 브릭스와 같은 강력한 대안체제가 작동하면서, 미국 일극으로 나래비 서있던 질서가 붕괴하면서, 다극화시대가 빠르게 형성되면서 발생한 결과임. 르펜이 마크롱의 우크라개입정책을 극렬하게 반대하고, 멜랑숑이 반이스라엘-친팔레스타인 정책을 지지하는 양상은 확실하게 제국주의와 결합한 '제3의길' 또는 리버벌리즘이 파산했다는 방증임.
cf1> 기든스가 '제3의길'에서 알콜중독 또는 약물중독에 대한 처방으로, 현재 맺고 있는 인간관계를 변화시키라고 주장하는 대목은, 기든스가 사회적 관계 양상에 얼마나 천착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줌. 중독 현상에 대하여, 보수주의자들은 개별 개인 수준의 유전자 등을 뒤적거리고, 진보주의자들은 집단적인 사회적 인간관계 양식을 들여다 보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런 논리적 귀결임. 기든스는 지극이 개인적인 사적 수준의 대상인 '사랑'이라는 개념에 접근하면서도 사회주의자로서 면모를 명확하게 보여주는데, 이런저런 소설의 내용들을 인용하면서 전통적인 개인주의적이며 영원성을 강조하는 본질주의적 사랑이라는 개념이, 사회적 관계 양상의 중층성으로 인하여 현대사회에서는 성립 불가능하다고 주장함.
cf2> 다양성이라는 가치관을 배경으로 발전한 혁신적인 IT산업이 가져온 생산성 향상은 어쨌든 인류가 축적한 자산임, 그럼에도 이런 혁신적인 기술과 기업들이 부의 양극화를 촉진시킨 부정적인 결과도 명확함. 그러므로 극우가 되었든 극좌가 되었든 미래 세력의 출구는 다양성에 기반한 엄청난 기술혁신과 기업혁신의 결과들을 전체 사회에 적절하게 배분하면서도, 어떻게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을 견인할 것인가?의 문제로 모아질 것임.
cf3> 기성의 서구리버럴리즘(establishment)은 다양성을 지지하는 하나의 형식으로 엘리트시즘을 적극적으로 수용함. 이게 기성의 리버럴리즘이 권력이나 자산의 지나친 편중을 낳아 진보적인 좌파들이 거꾸로 사회를 해체시키는 결과을 낳는 역설이 발생함. 그러므로 미래세력으로 누가 적절한지는, 단기적으로는 엘리트시즘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논의의 초점이 맞추어질 것임. 이단아 트럼프, 이단녀 르펜, 멜로니 등이 엘리트시즘에 대한 공격에서 공통적이라는 현상을 주목할 필요가 있음. 서구의 좌파적 리버럴리즘의 상징적 존재들인 블레어 마크롱 오바마 바이든 슈뢰더 슐츠 등이 모두 최고의 엘리트 지식인들이라는 공통점이 지적하는 바를 잘 살펴보아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