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국주의라는 용어는 구리구리한 느낌이 가득함. 시대의 변화를 따라기지 못하는 뒤떨어진, 19C 또는 20C 의 문제의식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훈고학적 진보주의자의 냄새를 풍김. 그러나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구닥다리 개념이라도 눈꼼만큼의 필요성이 있다면, 새로 벼려서 가져다 써야함.
2. 최근까지 한국진보진영의 한축에서 사용했던 네그리의 '제국'이라는 개념은 전세계를 일원적으로 지배하는 체제를 상정함. IMF UN Global-NGO 등을 지배수단으로 전지구를 전일적으로 지배하는 비가시적인 '지배체제'를 '제국-Empire'이라고 간주함. 이런 감각은 구소련이 붕괴되고 후쿠야마가 말한 것 같은 '역사의종말'-서구적자본주의체제 이외의 다른 역사적 변화는 없다는 판단에 근거함. 그럼에도 네그리는 세계적수준의 지배체제 '제국'이 내부에 잠재적인 최종적인 역사발전의 씨앗을 잉태하고 있다고 봄. 결국 네그리도 역사발전의 최종단계인 메시아적 구원이라는 서구 지식인들의 고질적인 사고방식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음. '제국'론은 결국 서구기독교의 유일신앙적 사고방식에 근거한 메시아적 또다른 구원론이고, 벤야민식의 반복으로서 그리고 마침내 모든 실패를 딛고 최종적으로 이루어지는 신의 강림으로서 역사인식이라서, 서구적 형이상학체계의 유려한 변주라고 해석할 수 있음.
3. '제국'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이유는 서구의 리버럴리즘적 세계관에 기반한 현실이 붕괴되는 이런저런 사건들을 접하면서, 예를 들자면 인종학살의 피묻은 손을 빤히 보면서도 네탄야후를 지지하는 서구. 패배가 눈앞에 번연함에도, 더하여 그런 정책들의 정치적 지지가 쇠락하는 현실이 선연함에도, 리버럴리즘으로 무장한 기성엘리트가 몰락하고 극우나 정통좌파의 약진을 목도하면서도, 우크라에 돈과 무기를 쏟아붓는 서구 기성엘리트들의 어리석은 듯한 행태들에 대하여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기 때문임.
4. 서둘러 결론을 말하자면(왜냐하면 빨리 술먹으러 가야하기 때문에), 미국에서의 트럼프의 돌풍, 유럽에서의 극우들의 약진은 리버럴리즘과 결합한 서구의 '보편적인권-자유'라는 이데올로기가 현실에서 붕괴되었기 때문임. 미국의 현상인 트럼프 AF(Ameraca First)나 유럽의 현상인 르펜의 우크라개입반대 정책은, 서구세계의 대다수 평범한 시민들이 '인권과 자유'라는 이름으로 무분별하게 제3세계를 침탈하고 약탈하는 리버럴엘리트들의 위선을 감지하고 있고, 결국 그런 짓들이 자신의 삶도 위태롭게 하거나 또는 티끌만큼도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각의 확산임. 그럼 극우가 대인일까? 트럼프와 같은 극우들이 우선 직면한 내부 단속에 집중하는 틈이 전세계적 수준에서의 파멸적 갈등을 완화하는데는 도움이 될 것임. 그럼에도 좀더 지속가능한 평화로운 해결책은, 공존과 상호협력에 기반한 체제 일텐데, BRICS나 SCO가 유효한가를 지켜볼 필요가 있고, 다른한편으로는 이병한 식의 '제국'개념 즉 '지역적인 각자의 제국안에서 다양한 종교나 문화의 공존체제'들의 병립을 상상해 볼 수 도 있음.
5. 처음의 문제의식인 제국주의론으로 돌아와서, '인권-자유-민주주의'라는 깃발을 휘날리며, 세계 여기저기를 분탕질하는 서구의 기성엘리트들의 행태가 과거의 구닥다리 제3세계 식민정책과 조금도 다르지 않음에 대한 인식이 일반화되었다면, 그렇다면, 현실을 해석하는 도구로서, 서랍장 안쪽에 깊숙히 처박아 두고 있던, 변색되고 먼지로 뒤범벅된 과거의 '제국주의'론을 다시 꺼내볼 필요가 있음, 그럼에도 남는 여전한 강력한 잔여물, AI와 같은 혁신적인 또는 괴물스러운 의사소통도구들이 전세계를 단일하게 평정해서, 매고르게 만들어내는 단일패권적 지배현실은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네그리-하트의 '제국-Empire'론을 창의적으로 변혁적으로 수용하는 길이 있을 것 같음. 제국Empire의 중심에 텅빈 자율공간이 축적되고, 그것이 제국을 혁명적으로 전유하게 하는걸 가능하게 한다는, 무슨 말인지 모르나, 그럴것도 같은.
하나마나한 말이 되었고, 용두사미가 돼 버렸네 잉. 어짜피 구라깔려고 한건데 머! 김영민을 빌려서 변명하자면, 力說하면 逆說이 된다고, 이 글은 구라용 정도로만 한계효용을 설정해야함.
참조> Western elites are dysfunctional. Here’s proof from the latest NATO Summit — RT World News
Western elites are dysfunctional. Here’s proof from the latest NATO Summit
Western elites, trapped in the “end of history,” are unable to recognize their mistakes and make any significant decis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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