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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영화보기

시집

시집이라는 걸 사본게 언제인지 기억이 까마득하다.
'여장 남자 시코쿠'를 샀다.
마치 새옷을 산 기분이다.
아무렇게나 무더기로 쌓여 있는 탱크 같은 책더미에 꽃이 피었다.



소년은
들락날락
구멍 밖을 살피는 쥐
대가리처럼
망설이고

다리가 다 무슨 소용이람.
장판 밑에 납작 엎드린
쥐며느리처럼
소녀는
기다린다

톡 탁 톡 탁

시계 초침 소리는
둘의 이마를 번갈아 쥐어박으며
탁구공처럼
오가고.


콩닥 콩닥 두근거리는 가슴 소리가 들린다.
삐뽀 삐뽀. 주의.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 출현. 


cf) 황 병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