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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대기

성과급제도에 대한 이런저런 연구 결과들 모음.

성과급제도에 대한 이런저런 연구 결과들 모음.

 

1. [유종일(KDI 교수)의 경제 새판짜기]여유와 안정이 혁신의 토대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608112111005>

 

핀란드는 학업성취도가 최고 수준이면서도 학습시간이 매우 짧고 과제와 시험의 압박이 거의 없다. 마이클 무어의 영상으로도 소개된 것처럼 핀란드의 학교는 점심시간을 포함해서 일주일 수업시간이 겨우 20시간이다. 수업을 그렇게 조금 하면 학생들이 언제 배우냐는 질문에 선생님은 뇌가 휴식하지 못하고 계속 일하고 있으면 도대체 어떻게 배우냐고 되묻는다. 지식을 욱여넣는 공부와 달리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기르는 참된 배움은 여유로움과 자유로움 가운데 즐길 때 얻어지는 것이다. 핀란드의 학교는 또한 과제가 거의 없고 표준화된 시험이 전혀 없다. 핀란드에서 학교는 공부를 강요하고 압박하는 곳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행복을 찾는 곳이다.

 

압박으로 성과를 올린다는 건 단순노동에나 해당하는 이야기다. 올봄 맥킨지는 기업들이 직원의 업무성과를 평가해 보수와 승진 등을 결정하는 성과평가제가 시간만 잡아먹고, 지나치게 주관적이며, 동기를 부여하기보다는 동기를 잃게 하고, 궁극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고 선언하면서, “점점 더 많은 일자리가 더욱 깊은 전문가적 지식, 더욱 독립적인 판단, 더 나은 문제해결 기술을 요구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평가제의 부작용이 갈수록 두드러진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미국 사회학 리뷰’(ASR)에 과학연구에 관한 흥미로운 논문이 실렸다. 수백만건의 과학논문을 전통적 연구혁신적 연구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전자는 가치는 떨어지지만 실적 생산에 유리하고 후자는 가치가 높지만 실적 생산에는 불리하다는 점, 그 결과 과학자들이 경력관리를 위해 전통적 연구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논문은 혁신을 자극하기 위해서 직업안정성과 실적생산성의 연계를 풀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압박이 혁신의 적이라는 것은 많은 경제학 논문에서도 확인된다. 해고를 어렵게 하여 고용안정을 강화하면 혁신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고용이 불안정하고 단기실적 여부에 따라 해고될 가능성이 클 경우 노동자들은 실패 가능성이 높은 혁신적인 방법을 시도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작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존 방법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혁신을 추구하는 모험을 고취하기 위해서는 고용안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2. 맥킨지 "직원 상대평가제는 엉터리" 사망선고"기업 대안모색

원문보기 : <https://www.yna.co.kr/view/AKR20160517109400009>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열에 아홉은 기존의 성과평가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현행 제도는 "직원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거의 기여하는 바가 없는 것"은 물론, "직원들로 하여금 등급 평점과 보수에 대해 전전긍긍하고 평가결과를 납득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도리어 업무수행을 해칠 수도 있다"고 맥킨지는 지적했다.

 

"점점 더 많은 일자리가 더욱 깊은 전문가적 지식, 더욱 독립적인 판단, 더 나은 문제해결 기술"을 요구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자리마다 고객과 관계나 사업 협력 상대와 관계에서 더 큰 책무를 지고, 산업화시대 성과관리·평가제도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의 도래에 따른 변화다.

 

관리자들 스스로 현행 평가제에 만족하지 않으면서도 바꾸지 못하는 것은 혹시 직원들이 나태해지고 성과가 떨어지지나 않을까, 또는 보수책정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불안감과 걱정 때문이지만 "해답이 등장하고 있다"고 맥킨지는 말했다.

 

모든 직원을 상대평가해 정해진 비율에 따라 높고 낮은 등급을 강제할당하는 이른바 '스택 앤드 랭크' 방식의 표상이었던 제너럴 일렉트릭(GE)과 마이크로 소프트(MS)는 이 제도를 버리고, 대신 관리자가 앱 등을 통해 직원들과 수시로 업무수행에 관해 대화하면서 지도하거나, 직원 간 경쟁보다는 협력을 장려하는 새로운 성과관리 방식을 시험하고 있다.

 

GE는 과거 하위평가자 10%는 가차 없이 '저성과자'로 분류, 해고하는 것으로 유명했고, MS의 직원 성과 평가제는 전·현 직원들로부터 "가장 파괴적인 절차"라는 혹평을 들었다.

 

지난 2013113일 자 뉴욕타임스는 MS의 기존 성과 평가제 폐지 소식을 전하면서, 1등급에서 5등급까지 상대평가에 따른 일정비율 강제할당 때문에 유능한 직원이 다른 유능한 직원과 함께 일하기를 꺼리고, "이미 고목을 쳐낸 상황"에서도 또 4등급과 5등급이라는 최하위 등급을 매겨야 하는 부조리한 실태를 소개했다. 최종 평점 때는 평가 대상자와 함께 일해본 적도 없는 다른 부서 관리자들의 평가가 큰 작용을 하는 것도 직원들의 불만이었다.

 

넷플릭스도 매년 사전에 정한 목표 대비 성과를 평가하는 방식을 버렸다. 회사의 목표가 점점 유동적이 돼서 급속히 바뀔 수도 있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맥킨지는 "이들 회사가 추진하는 변화들은 새롭고, 회사마다 다양하며, 일부 실험적이기도 하지만" 일정한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같은 회사내에서도 판매팀과 연구팀 등 직무 분야에 따라 각각 다른 성과관리 접근법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3.기업이 아니라 학교다.

 

위의 글은 KDI 국제정책대학원 유종일 교수가 썼던 글과 연합뉴스에서 보도했던 기사를 발췌한 것 입니다. 몇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우리사회에 유효합니다. 궁금해서 맥킨지라는 컨설팅 회사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세계 1위의 컨설팅회사입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맥킨지의 고객들입니다.

심지어 지난 보수정부에서는 국가운영에 관련한 컨설팅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어쨌든 맥킨지의 입장을 정리하자면, 현대사회에서 기업의 직무는 전문적인 능력들의 협업으로 이루어지므로 개별적인 성과급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한발 양보해서, 성과급이 꼭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직무의 성격에 따라 달리 설계해야 한다정도입니다.

기업조차도 성과급에 대한 논쟁이 이렇게 매듭지어지는데, 한국사회의 학교에서는 아직도 성과급 제도가 정리되지 못하고 과거의 구태한 모습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똑 같은 성과급 반대 투쟁이라는 지겨운 상황이 반복되는 현실이 난감합니다.

그럼에도 현실이 전혀 변하지 않으니 똑 같은 논리를 다시 반복합니다.

 

 

4. 교육이라는 직무의 정량적 평가의 불가능성

 

학교라는 조직내에서 눈에 보이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보상-교환체계를 설계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학교라는 환경에서 교사의 직무는 기업이나 작업장에서 처럼 산출이 단기적이고 가시적으로 집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교사의 직무수행은 교사의 자아성취감이라는 막연하고 흐릿한 형태로 주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개별 교사들 자신의 개인적 수준에서만 감각적 직관으로 와 닿는 이런 성취나 성장의 세계를, 그리고 시간이라는 통시적 제한으로 주어지는 직무수행을 공시적-개량적 평가를 들이 대면, 사태는 어그러지게 되어 있습니다.

 

5. 영국의 사례

 

대처의 신자유주의적인 교육정책(교원성과급, 성취도평가)이 어떻게 영국의 교육을 황폐화시켰는지는 박주현의 캥거루 작전, 교사 찾아 12천 마일 - 교사 수급 위기 잉글랜드 강타에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블레어의 노동당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처의 신자유주적 교육정책의 폐해를 교정하는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습니다. 거의 20여년이나 지난 일입니다. 미국에서도 이제 과거의 산만하고 조잡한 신자유주의적인 성취평가-교원성과급이라는 망령은 이제 거의 사라진 것이 현실입니다. ‘-와 다르게 대륙의 유럽 국가들에서는 신자유주적인 교육정책이 전혀 도입되지 않았습니다. 그게 북구유럽이나 프랑스 독일 등과 같은 -권이 아닌 대륙의 유럽국가들의 공교육시스템이 건강하게 유지된 비결입니다. 교원의 직무의 특수성을 인정하여 전문직으로서 자율적 지식구성에 관한 권한을 거의 무제한으로 인정하는 교육정책이, 대륙국가들의 튼튼한 공교육이 가능한 조건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6. 교원성과급과 기업성과급의 질적 차이점

 

기업의 성과급은 기본적으로 순수하게 재무재표에 기록된 잉여이익을 어떻게 나눌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이에 비해서 교원의 성과급은 교원의 임금의 총량을 정해 놓고 그 중 일부를 성과급이라는 명찰을 붙이는 식입니다. 그래서 처음 성과급제도가 도입될 당시에 교원 보수 총액의 일부를 유보해 놓고 그걸 나중에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일종의 조삼모사식 설계입니다. 자세히는 모르나 지금도 그런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겁니다. 거칠게 말해서 진즉에 지급했어야할 임금의 일부를 유보해 놓고, 그걸 성과급 재원으로 쓰는 방식입니다. 이건 거의 사기에 가까운 짓 입니다. 성과급도 아니고 순전히 사기짓에 가깝습니다.

 

7. 이데올로기의 물질화

 

문제는 교원들이 나이에 따라 세계인식을 달리한다는 점입니다. 미국보다 더한 미국적인 한국이라는 토양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직한 교사들은, 경쟁에 대한 차별적 보상이 공정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런 논리를 성과급에도 유사하게 적용할 개연성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성장 과정 내내 신자유주의적인 경쟁과 그것의 결과에 따른 차별이라는 이데올로기를 자연상태처럼 인식하는 사고방식입니다. 이데올로기가 현실에서 단단하게 물질로 응고된 양상입니다. 경제적토대가 이데올로기를 산출하는게 아니라, 거꾸로 이데올로기가 물질적 토대를 산출하는 양상입니다.

 

 

2021. 01. 28

 

전 남 교 육 연 구 소 (책임작성자 :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