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가 사치인가?
부재는 최고의 사치다.
없는 텅빈 곳에 시간이 흐르면서 사치스러운 잉여의 무뉘가 생긴다.
선가에서나 들을 법한 말이다.
빔이 쓰임이다,는 노자류의 사고에서나 성립되는 논리다.
범속한 인간이 부재를 사치로 만들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 필요하다.
세속은 부재의 사치를 용납할 만큼 여유가 없다.
그건 아마도 동일시의 욕망때문이다.
니체식으로 말해서, 노예적 원망의 감각도 압력으로 작동한다.
서둘러, 결국 인간은 부재를 존재로 덮는다.
남는건, 바삐 부재의 빈공간을 채우는 욕망이다.
시간을 설득할 수 없을 때, 그래서 남는건 가득히 꽉찬다.
시간을 이길 수 없는 세속은, 그래서 빈틈없이 채워져 있다.
존재들로 꽉찬 세속에서 끝까지 남는 부재는, 그래서 더욱 잉여의 사치로 빛난다.
그런경우 알 수 없는건 한번이라도 진정 행복한적이 있었냐다.
알 수 없음에도, 무엇인가를 선택해야하는게 세속이다.
그렇게 빔과 채움을 치워두면, 시간이 잉여의 사치스러운 무뉘라는게 선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