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사람이나 동의할지 모르지만, 드림웍스가 만든 쉬렉은 역사적 사건이다.
쉬렉 이후로 나는 드림웍스가 만든 애니메이션은 무조건 신뢰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작품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드림웍스는 디즈니적 표상 또는 상식적 표준에 기댄 생각들을 뒤집는다.
대체로, 디즈니가 만든 판타지들은 세속적 일상에 깊게 파인 스토리라인을 따른다.
이걸 뒤집으면 현실에 대한 재미있는 아이러니들이 펼쳐진다.
그점에서 쉬렉은 하나의 정수다.
< 쉬렉 >
마다가스카에 나오는 동물들은 야생의 초원을 두려워한다.
동물원의 위생적으로 관리되는 표준화된 삶에서 벗어나는걸 두려워한다.
우연한 사건으로 동물들이 동물원을 탈출한다.
우역곡절을 거쳐 그들은 아프리카초원이라는 시원의 야생공간에 당도한다.
여기서 그들은 다시 필사적으로 그 야생의 상태에서 탈출하려한다.
다시 동물원으로 돌아가려고 발버둥친다.
당연히 그 동물원은 미국 뉴욕에 있다.
야생의 삶을 두려워하는 사자라니!
그냥 상상만해도 배꼽이 간지럽다.
< 마다가스카 >
뚱뚱한 쿵푸 매니아.
비천한 국수집 아들.
누더기처럼 기워 입은 바지.
자기신뢰가 전혀 없는 자학쟁이.
그가 세상을 구원한단다.
그리고, 진짜로 구원한다.
단지 조건이 있다.
그가 세상을 구원할거라고 세상이 믿어야 한다.
또한, 자신도 그걸 믿어야 한다.
나는 꿈벵이 처럼 굼뜨다.
나는 돼지 처럼 뚱뚱하다.
나는 거지처럼 비천하다.
그러나 나는 세상을 구원해야하는 운명적인 쿵푸 전사다.
이걸 스스로가 믿어야 한다.
< 쿵푸팬더 >
드림웍스의 냄새를 완전히 탈색시킨 작품.
쫌 엄숙한 모드.
< 이집트왕자 >
손에 꼽기만해도 가슴이 뛴다.
드림웍스의 작품들에 경도되다 보니 디즈니의 작품들이 밋밋해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DVD 가게에서.
그래도 디즈니가 클래식인데 하는 생각으로.
또는 내 시선이 너무 한쪽으로 편행된게 아닌가 싶어서 디즈니가 만든 '신데렐라'를 집어 들었다.
아이고 하품만 나온다
돈도 아깝다.
시간도 아깝다.
디즈니가 아직도 버티고 있는게 신기하다.
근데 드림웍스는 우리에게 뭐지?
곰곰히 생각해 볼 일이다.
http://www.dreamworksanimat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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