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을 바쁘게 지냈다.
새롭게 이것 저것 해야할 일이 많았다.
면사무소 주사처럼 사무적으로 처리해야할 일도 있었고, 아이들하고 씨름해야할 일도 있었다.
3월이 지나면서 좀 여유가 생겼다.
그 틈을 술이 비집고 들어왔다.
새로 만난 사람들하고 술 마시고 노는라 정신 없이 바쁘게 지냈다.
전에는 다른 동료들을 벌로 신경쓰지 않고 지냈다.
니가 어떻게 나를 알랴?하면서 그냥 뛰엄뛰엄 사람들을 대했다.
근데 요번에는 묘하게 패거리를 만들어 술자리를 찾아 다녔다.
술자리에서 잔득 후까시 잡고 헛소리 탕탕치면서 허세를 부리고 놀았다.
한달여를 지내니 이게 뭐하는 짓인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실컷 재미있게 놀고 나서, 나는 너하고는 달라!라는 모습으로 태도를 돌변했다.
그렇게 정색을 하고 나니 갑자기 생활의 관성이 깨졌다.
마음도 헛헛하고, 몸도 공중에 붕 뜬것 같이 안정감을 잃었다.
가벼움을 추구하는게 내 삶의 방식이었다.
진지하고 무거운 것들을 희롱하는게 취미였다.
엄숙함의 뒤에 있는 허위를 까발기는게 재미있었다.
그런 가벼움을 잃었다.
잔뜩 갑빠에 힘주고 엄숙해져 있었다.
진짜 가벼움이 아니라, 가벼움으로 무거워질려고 했었다는 거다.
가벼움을 무기로 권력을 욕망했었나 보다.
아이고 얼굴이 뜨뜻하다.
이제는 진짜로 가볍게 좀 놀아 봐야겠다.
그럴려면 마초적 권력욕망을 버려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기회만되면 패를 잡을려는 숨겨진 마초적 권력 욕망이 튀어나온다.
작위적 억지 그만! 욕심 뚝!
투덜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