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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와 일류

디오니스트 2010. 9. 25. 17:24

1. 일본에서 한류 열풍이 대단한 모양이다.
그런 열풍의 뒤에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일본이 서구세계에 알려진 뒤 일류의 흐름이 있었다.
그걸 쟈포니즘이라고 말한다.
대표적으로 알려진게 일본의 풍속화를 흉내내려했던 서구 미술계의 풍토였다.


    (히로시게. 가메이도의 매화. 판화)                    (반고흐.플럼꽃이 피는 나무. 캔버스에 유채)

2. 히로시게의 '가메이도의 매화'를 고흐가 그대로 따라 그렸다.
삐뚤뻬뚤 한자 까지 써 놓았다.
서구의 화가들에게 일본의 미술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단적으로 드러난다.
지금도 서구세계에 남아있는 일본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특히, 영국문화권 사람들의 일본에 대한 열광은 당혹스럽다.
우연하게, 영국을 여행하면서 TV에서 퀴즈프로그램을 본적이 있다.
깐깐한 할머니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인데, 사람들 말로는 엄청 인기가 있단다.
그 할머니 진행자의 깐깐함은 정말로 포스가 있었다.
근데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놀란것은 일본에 대한 질문이 유난히 많았다,는 거다.
과장이겠지만( 기억은 언제나 과장하니까), '일본상식 퀴즈대회'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3. 그럼에도 일본의 서구세계에 대한 열등감은 확연하다.
'아시아에서 벗어나 서양으로 들어간다'는 '탈아입구'는 일본 근대성의 모든 것이다.
그런 일본에 부는 한류바람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게 정말로 궁금하다.

탈아입구를 하면서 잃어버렸던 무언가를 한국이 가지고 있을까?
그게 무얼까?
직관이지만, 그건 아마도 체계의 경계선을 곧잘 넘어가 버리는 반도적 유목성일 것이다.
체계에 순치되어 옴쭉달싹 못하는 그들에게, 한국인들의 무모한 듯한 야성은 매혹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cf) 19세기 중엽, 일본에서 우키요에가 내리막길로 곤두박질 치고 있을 때 지구 반대편의 유럽에서는 '자포니즘'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인상파 화가들을 덮쳤다. 이미 일본에서는 '한물간' 유행이 유럽에서 새롭게 붐을 일으킨 것이다.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그림공부, 사람공부. 조정육. p.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