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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이란 ?

디오니스트 2010. 1. 13. 18:46

주성치 스타일의 자유



1. 내 스타일
옷을 정말 잘 한번 입고 싶다.
뻔한 차림이 아닌 나만의 스타일을 한번 입어 보고 싶다.
물론 나만의 스타일이 없는건 아니다.
일종의 저항적 옷입기 비슷한게 내 스타일인게 아닌가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권위적인 정장차림은 절대 안한다.
최대한 후줄근하게 입는다.
상의는 헐렁하게 아래로 흘러 내린다.
바지도 가능하면 링클프리를 입는다.
전체적으로 노숙자 외모가 나온다.
아마 이게 내 스타일일거다.
이미지로 표현한다면 위의 사진 이미지일거다.
항상 삐딱한 무언가를 덕지 덕지 붙이고 다녔다.



2. 새롭게 시도하고 싶은 스타일
언젠가 부터 조금씩 정장을 입기 시작했다.
정장이 의미하는게 무엇인지 잘 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조금씩 형태를 흐트리는 묘미를 시험해본다.
도식적인 정장 안에 후줄근한 파란색 셔츠를 입는다.
그냥 전체적으로 후줄근하게 입었을때 보다 더 큰 파격의 쾌감 비슷한게 있다.
무조건 파격과 저항만을 추구하던 스타일을 바꾸고 싶다.
세련된 파격을 만들어 보고 싶다.
그게 선천적으로 타고난 내 부루주아적 기질과, 가벼운 저항적 기질을 잘 표현하는 스타일이면 좋겠다.
그럴러면 부지런해야 하는데 그게 좀 귀찮다.
결국 나는 후줄근한 옷차림을 그냥 고수할거 같다.

스타일 바꾸는게 마음 먹는다고 그냥 뚝딱 된다면 그렇게 하겠지만, 그게 엄청난 시간과 돈의 문제가 된다.
스타일은 결국 삶 전체의 변화를 요구한다.
그래서 그냥 살란다. ㅋㅋㅋ.



3. 주성치 스타일
주성치는 홍콩영화를 새롭게 해석한 영화감독이다.
숭고한 이소룡과도 다르고, 할리우드적인 성룡과도 다르다.
이소룡의 숭고함과 성룡의 가벼움 사이에서 새로운 길을 만들었다.
성룡처럼 B급의 허접한 서사로 그는 삶의 리얼리즘에 충실한 영화를 만든다.
쿵푸허슬은 아마도 그의 전형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영화다.
세상의 그냥 평범한 아저씨 아줌마 청년들로 쿵푸영화를 만드는 그의 재능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다. 
언젠가 씨네21에 실린 그런 주성치의 옷차림을 보고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서양식 정장과 중국집 주방장 스타일을 병합했다.
거기다 정장에 운동화라니 !
빨간색 셔츠는 더 웃긴다.
아마도, 운동화 비슷한 신발은 홍콩 무술영화의 아이콘일 것이다.
주성치 스타일이란게 있다면 이런게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중국도 서양도 아닌 자기세계를 만든 감독의 옷 차림은 그 자체로 하나의 문체가 된다.
자신의 영화처럼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한 그의 자유로운 문체다

아마 내게 충분한 시간과 돈이 있다면 주성치 스타일을 흉내내고 싶다.
그러면 결국 내 스타일이 아닌게 되는가 ? ㅎㅎㅎ.